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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카이스트-중앙일보는 <난제위원회>를 구성하고 ‘인류 10대 난제’를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난제는 핵융합발전, 암 극복, 뇌의 비밀, 우주 개발 등 인류가 풀고자 하고 풀어야 하고 난제들입니다. <난제위원회>는 중앙일보 창간특집 기획 ‘인류 10대 난제에 도전하다’를 통해 끊임없이 난제에 도전하며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인류의 현장을 찾고, 한국의 위기와 도전을 점검합니다.
<중앙일보 난제위원회 프로젝트> 시리즈 순서 |
인류 10대 난제에 도전하다 ④뇌의 비밀
선진국 거액 투자, 벌써 11조 시장
뇌전증 치료제 내년 3월 나올 듯
파킨슨병·치매 등 정복도 청신호
한국선 연구성과 상품화 힘들어
교통사고를 당한 뒤 15년간 식물인간으로 지낸 35세의 환자가 의식을 회복했다.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 9월 국제학술지 커런트바이올로지에 실린 논문 내용이다. 프랑스 리옹 제1대학의 마르티나 코라졸 교수팀은 뇌의 바깥쪽에 위치한 뇌 줄기에서 뻗어 나온 신경섬유에 전극을 심었다. 스무살 때 교통사고로 대뇌피질·뇌간·간뇌·뇌백질이 손상된 프랑스 청년의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약 1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전기자극을 줬더니 마침내 환자가 눈동자와 머리를 좌우로 움직였다.
뇌의 비밀이 풀리기 시작했다. 15년간 지속된 식물인간이 깨어날 수 있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 복잡한 전기회로와 유사한 뇌의 구조를 조금씩 파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이 뇌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이유이기도 하다. 뇌의 비밀이 풀리는 순간 수많은 난제가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언어 능력을 상실한 환자가 전두엽의 기능을 회복하면 실어증을 극복한다. 치매·우울증·뇌졸중 등 갖가지 뇌질환도 치료할 길이 열린다. 실제로 이진형 스탠퍼드대 바이오공학과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 LVIS는 환자별 뇌 손상 부위를 체크해 그에 맞는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내년 3월께 선보이는 뇌전증(간질) 치료제는 뇌의 어떤 부분이 손상됐는지에 따라 치료제가 달라지는 게 특징”이라며 “파킨슨병,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능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착용할 수 있는 기기)를 뇌와 연동하면 육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신체 능력뿐 아니라 정신 능력도 강화할 수 있다. 뇌 기술과 결합한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 기억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강화하는 길이 열릴지 모른다. 이미 페이스북·뉴럴링크 등은 AI 시대를 대비해 두뇌컴퓨팅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선진국이 뇌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한국의 뇌 연구는 다소 뒤처져 있다. 비교적 이른 1998년 뇌연구촉진법을 제정하는 등 연구에 나섰지만 학문적 성과가 기술화·상품화로 이어지지 못한 까닭이다.
반면 미국 등지의 뇌 연구는 이미 상업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뉴트로테크 리포트’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뇌공학 산업 규모는 102억 달러(약 11조5000억원)에 달한다.
신찬영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른 생명공학 분야와 비교해도 뇌과학은 선진국보다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강봉균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뇌 연구는 의학·공학 등 모든 학문·기술과 관련돼 있다”며 “뇌 기술 강국이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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