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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는 지금] 거대 중국, 흔들리는 중국, 중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 여시재-성균중국연구소 공동 연구 개시

관리자

2018.10.12

10월 5일,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駐美) 중국대사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중국이 양보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신호를 보냈다.1) 조만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와 지식재산권 문제를 두고 협상이 있을 것이며 중국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확실해 보인다.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미국을 따라잡고 패권국으로 거듭난다는 ‘중국 우세론’을 다시 점검할 때라는 이야기도 새삼스럽게 나오고 있다.2) 하지만 이번 무역분쟁에서 물러선다고 하여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리라고 속단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현재의 미-중 무역분쟁을 단순히 교역 규모와 무역적자를 둘러싼 싸움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상징하듯이, 중국은 지금까지 미국이 구축해놓은 세계 경제의 가치사슬 속에서 경제발전을 구가하였다. 중국 경제가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였으며 미국이 여기에 대응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번 무역분쟁 이후 중국 경제가 보여줄 ‘체질변화’와 미국이 요구하는 중국의 전면적 금융개방 등의 사안들이 제2차 그리고 제3차 무역분쟁을 만들어 낼 것이다. 향후 국제정세의 세력균형 변화와 세계 정치경제의 향방은 다양한 분야에서 드러날 미-중 간 경쟁과 갈등에 의해 결정될 듯하다.

<여시재>는 중국의 부상과 그 부상이 가지는 의미에 주목해왔다. 중국의 현재 발전 경로가 가진 문제점과 향후 추이뿐만 아니라 그 부상이 가져올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 특히 미-중 관계의 변화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여시재>는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산하 <성균중국연구소>와 「중국의 변화」라는 이름으로 공동 연구에 착수키로 했다. 이 연구는 크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1. 중국의 종합 국력은 어느 정도이며 다른 국가와 구별되는 특성은 무엇인가?
2. 중국의 경제적 발전이 낳은 부작용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3.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그에 따른 에너지 등의 폭발적 소비 증가가 글로벌 시장 교란으로 이어질 것인가?
4.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중첩하는가? 현재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5. 향후 미-중 간 갈등은 어디에서 발생할 것이며, 어떤 성격을 띨 것인가?

일견 중국의 부상과 그 특성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먼저 경험했던 한국의 경로와 유사하다. 경제성장이 중화학 공업과 제조업에 토대를 두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소비패턴의 유사성도 확인된다. 에너지 믹스의 변화가 한 예이다. 석탄과 석유에 기초하여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은 1986~1987년, 즉 1인당 GDP가 3,000달러이던 시기에 친환경 에너지라 할 수 있는 천연가스를 보급하기 시작하였다. 1인당 GDP 2만 달러이던 2010~2011년 시기에는 천연가스 소비가 한국에서 본격화되었다. 현재 중국의 1인당 GDP가 대략 8,000달러이기 때문에 한국의 소비패턴과 직접 비교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1인당 GDP가 2만 달러 정도인 상하이를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상하이의 1인당 GDP가 3,200달러 시점이던 1999년에 시 정부는 천연가스 사용 확대 계획을 발표하였고, 대략 1인당 GDP가 2만 달러인 현재 상하이의 천연가스 소비는 중국 다른 지역과 달리 본격화되어 있다. 경제발전 정도가 일정한 시점에 다다르고 도시화가 진행되면 자연스레 에너지 소비의 고도화가 나타나며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사용하였던 한국의 사례가 중국의 소비패턴을 분석하는데도 어느 정도는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한국의 준거를 ‘중국 전체’의 변화에 적용할 수 있을까? 중국의 다른 지역도 상하이의 경우와 유사하게 변화할 것인가? 이번 연구는 중국의 변화를 다른 국가의 사례로 해석할 때 나타날 맹점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현재까지의 경제이론으로는 완벽하게 이해하기 힘든 미증유의 경제일지도 모른다. 14억 인구라는 거대한 시장을 감안하면 중국은 굳이 다른 국가들과 같은 수출주도 경제성장 패턴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중국 이전에 제조업에 기반하여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던 국가들이 제2차 산업혁명에 기반하였다면 현재 중국은 제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에 따른 ‘신유통(新零售, new retail)’ 등의 새로운 경제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즉, 추격국가이자 선도국가로서 중국의 ‘건너뛰기 전략(jumping strategy)’이나 규모의 경제 등과의 부정합성이 나타날 것은 자명하다. 더 나아가 냉전 와중에 미국의 지원으로 발전했던 한국 등의 경험과는 달리 중국의 부상은 결국 미국과의 경쟁과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음에도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연구가 제기하는 질문들이 현시점에서 의미를 갖는 동시에 ‘중국의 경제적 부상’에서 시작하여 ‘미-중 관계’로 끝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시재>와 <성균중국연구소>는 앞으로 연구를 진행하며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여시재 인사이트’와 ‘연구보고서’의 형태로 내놓을 계획이다.


1) “주미 中대사, 미중 무역전쟁에 ‘중국은 양보할 준비 돼있어’” 연합뉴스, 2018.10.5
2) “빗나간 중국의 미국 추월론.... 패권 경쟁의 결말은?” 한국경제, 201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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