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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ID-19와 한국의 미래’ 토론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지난 7월 13일 펴낸 책 제목은 ‘COVID-19: The Great Reset’이었다. 이 표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지금 이 시대의 혁명성을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질문은 보건과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시스템, 삶의 철학 전반을 향하고 있다.
(재)여시재는WHO가 팬데믹을 선언(3월 11일)하기 전인 지난 2월 말 ‘COVID-19 위원회’를 구성, 수십 차례의 내부 세미나를 진행해왔다. COVID-19가 바꿔놓을 세상을 전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여시재는 논의의 폭을 넓히고 결과를 공유하기위해 세 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국회 입법조사처, 매일경제신문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와 한국의 미래’ 첫 토론회 ‘디지털 전환과 혁신경제’를 열었다.
토론회는 여시재 이헌재 이사장의 기조연설과 김하중 입법조사처장의 개회사에 이어 발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되었다. 오기형 의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이수환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발제했고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원재 요즈마그룹 아시아 총괄대표, 전병조 여시재 특별연구원(전 KB증권 사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광재 의원이 공동 주최했고, 조정식 유의동 조정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여시재 ‘포스트 COVID-19 위원회’> |
다음은 1차 토론회 주요 내용이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기조연설 요지>
미증유의 상황이 도래했다.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말과 뉴애브노멀(New Abnormal)이라는 말이 동시에 쓰이는 것을 보면 현재 상황을 알 수 있다. 이념과 이론의 틀을 깨고 가장 현실적인 것이 진리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재구축과 세계 금융시장 흐름에 대한 대응은 단일 정치세력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은 당분간 협력관계로 전환될 수 없다. 우리는 우리만의 정체성과 한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혁신이 가장 시급한 분야는 정치와 거버넌스다. COVID-19 방역 과정은 진영과 이념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기업 혁신도 필수적이다. 대기업들은 아직도 총수 중심의 구태를 충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 앞으로 사회공헌 활동은 데커레이션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될 것이다. |
<발제 및 토론 요지>
1. 재정과 통화정책 함께 가야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부유층은 빠르게, 빈곤층은 더디게 회복될 것
소득불평등 대응하는 경제정책 나와야”
발제자로 나선 한국금융연구원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COVID-19이후의 경제가 K자 형태의 회복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식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부유층은 빠른 속도로 경제 상황을 회복하겠으나 소규모 자영업을 중심으로 하는 빈곤층의 회복은 더딘, 양극화 회복 패턴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장민 위원은 이러한 K자형 회복 과정에서 침체될 저소득 계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재정/통화정책은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으나 앞으로는 소득불평등에 대응하는 거시경제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응이 지연될 경우 K자형 회복은 L자형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재정∙통화∙금융 상설협의체 필요”
장 위원은 물가 안정에 집중했던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성장 잠재력 확충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변화, 소득불평등, 생산성 향상 등과 같은 이슈에 대해 중앙은행의 적극적 참여 요구된다고 그는 말했다. 한편 COVID-19 대응으로 인한 적극적 재정정책이 가져온 국가부채 증가와 관련 세입을 어떻게 늘리면서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를 중심에 두고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위원은 재정과 통화정책의 변화된 역할을 반영하기 위해 향후 통화와 재정정책을 엄격하게 분리하기보다는 긴밀한 연계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재정과 통화정책 당국의 수장 및 실무진 간의 정례적 정책협의체를 운용하는 방안, 그리고 재정과 통화, 금융 당국이 참여하는 거시건전성 정책 총괄기구를 설립하여 운용할 것을 제안했다. 재정을 담당하는 경제부총리, 통화 수장인 한국은행장,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이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
“금융 관련 법 등 개정하고
정부 조직개편도 논의해야”
토론자로 참여한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정책, 통화정책, 금융정책의 협조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어떠한 부분이 협조가 필요하고 어떤 부분은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할지를 정하는 정책 기준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경제 정책에서 고려해야 하는 세 가지 조건이 상품(재화와 용역), 시간(시간에 따른 변화에 대한 고려), 상태 (state, 비 오는 날의 우산 장사와 갠 날의 우산 장사) 인데 이 세 가지 차원에 대한 정책이 재정정책, 통화(신용)정책, 금융정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정책은 각각의 핵심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재정정책에 있어서는 COVID-19과 같은 위기 상황일수록 재정준칙을 지켜야 할지 혹은 특수한 위기 상황을 예외로 둘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통화정책의 측면에서는 국민이 부여한 중앙은행의 통화발행 기능을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즉 국민이 준 마이너스통장을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요구된다고 보았다. 금융정책에서는 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야 할지의 여부가 논쟁의 대상이다. 이러한 정책별 검토사항들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한국은행법, 금융감독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과 함께 정부 조직개편 등이 속도감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2. 기술패권 전쟁에 적극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전병조 여시재 특별연구원
“우리 기술기업에 대한 경쟁국 기업의
M&A 대응방안 강구해야”
COVID-19로 초래된 거시경제적 과제들에 대한 논의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기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다. 이 부분은 특히 혁신 금융과 창업 생태계 조성이 주된 논점이 되었다.
전병조 여시재 특별연구원(전 KB증권 사장)은 혁신경제를 통해 대한민국이 디지털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방안을 제안하였다. 특이 COVID-19 시대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기술패권 전쟁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이에 대한 대응조치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전 특별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자국의 기술기업 M&A 방어 조치를 취하는 등 기술패권을 획득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CFIUS(외국인투자위원회)법 개정을 통해 미국 기술은 판매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했고, EU집행위는 자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은 외국 기업의 EU 기업 인수 조건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심기술기업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는 기술기업의 경쟁국 기업인수 금지 조치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 특별연구원은 조언했다.
3. 민간주도 투자형 기술금융 활성화
이수환 입법조사처 조사관
“정부 주도 혁신∙기술금융에
민간 참여 방안 마련해야”
혁신 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제한 이수환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민간주도의 투자형 기술금융 확대를 주장했다. 기술 금융은 기술이라는 무형자산에 대한 정성적 혹은 정량적 평가를 기반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현재는 정부주도 및 융자형 기술금융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이는 기업의 자생력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민간 참여를 확대해 기술거래 플랫폼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민간과 공공 플랫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이 조사관은 지적했다.
아울러 초기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식재산권을 자산 유동화에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술자산의 유동화 촉진을 위해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이 있으나 구체적인 촉진사업 실시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활용을 통해서 담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으며, 유기적 일체를 이루는 지식재산권과 동산, 채권의 가치를 통합하여 담보권을 설정하는 일괄담보제의 도입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4. 벤처금융 전문투자은행 신설
전병조 특별연구원
“스타트업 생태계 무질서한 것이 문제
프랑스 전문투자은행 연구해볼 필요”
전병조 여시재 특별연구원은 기술벤처를 육성하기 위한 벤처 금융 전문 투자은행의 신설을 제안했다. 전 특별연구원은 벤처생태계에서는 엑셀러레이터가 없는 게 문제가 아니고 너무 많아 무질서한 것이 문제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엔젤 투자 및 엑셀러레이터 투자의 90%는 벤처 금융 전문 투자은행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 우위를 점유하기 시작한 한국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벤처금융 전문 투자은행에서 엔젤투자와 엑셀러레이터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이 은행을 통해 모험자본을 회수하여 시장에서 직접 투자하고 중개하도록 할 수 있다. 아울러 실리콘밸리은행그룹(SVB)가 진행하는 Venture Debt 등과 같은 벤처기업에 특화된 대출 도입도 진행할 수 있다고 전 특별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러한 벤처금융 전문 투자은행을 비롯하여 우선손실을 충당할 수 있는 공적 투자재원을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고 전 특별연구원은 주문했다.
5.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사업화
이원재 요즈마 아시아대표
“한국은 연구논문 작성이 아니라
기술 사업화에 나서야 할 때”
토론자로 참여한 이원재 요즈마그룹 아시아총괄대표는 이스라엘의 창업생태계 경험을 참고하여 한국의 R&D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사업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원재 대표는 토론회를 위해 진행했던 사전회의에서 나눈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 그룹 회장의 메세지를 전달하였다. 이스라엘 수석과학관을 지낸 에를리히 회장은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블룸버그 인덱스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기술 사업화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는 점을 지적하였다고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호루라기를 한번 불면 공기량을 통해서 60초 내에 코로나를 진단하는 기술이 임상실험에 성공했는데 이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과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한국은 이제 R&D의 성과를 이용한 연구논문 작성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기술사업화에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사업화 중심의 엑셀러레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첨언했다.
6. 이스라엘의 기술과 한국의 제조업 결합
이원재 대표
“혁신기술 한 데 모아
테스트베드-피봇팅 하는 과정
반드시 필요”
자유토론에서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기술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국의 벤처가 부족한 글로벌화 역량이 무엇인지를 묻는 이광재 의원의 질문에 이원재 대표는 기술 사업화 능력이라도 답하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기술들을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한곳에 모으고 이곳에서 테스트베드를 진행한 뒤 성공적인 기술들을 피보팅(사업전환)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실리콘밸리는 이러한 피보팅에 특화되어 있고 다양한 기술을 빠르게 접하고 신속한 M&A를 통해 사업화를 진행한다. 한국 벤처는 국내 특화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사업 설계가 필요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나아가 이스라엘과 한국의 기술조인트벤처 등의 협력 모델도 제안하였다. 기술이 우수한 이스라엘은 내수시장이 작아 제조업이 없지만 대한민국은 숙련된 제조기술이 풍부하다. 이스라엘의 혁신기술과 한국의 제조업이 협력하면 새로운 협력 모델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토론회 발제 자료는 아래 첨부 파일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포스트 코로나와 한국의 미래 제1차 국회 토론회 - 디지털 전환과 혁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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