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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여시재에서는 한국 사회학계의 원로학자인 김경동 서울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미래 신문명과 유교문화의 의의: 문명사적 성찰”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김교수는 유교적 전통과 가치를 논할 때 유의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로, 그 전통이 생성전개되고 사람들이 이를 실생활 속에서 적용하고 실천했던 시대의 역사적 맥락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옛 것이라 해서 무조건 존중하고 실행한다든지, 아니면 아예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현대적 유효성을 생각할 때는 우리사회의 내부에 국한해서 볼 것이 아니라, 문명사적 견지에서 전 지구적 적용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외국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써 우리 것을 알려주는 접근이 필요하며, 저들의 언어뿐만 아니라 이론적 관점과도 연결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왜 유교문화인가? 김교수는 ‘유교’라는 동아시아의 사상과 가치를 다시 생각하는 배경에는 인류역사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난 이른바 ‘동아시아의 상승기류’라는 시대적 상황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전통문화가 유교라는 점은 일반적으로 용인하는 현상이므로 이러한 화두에 대한 성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유교문화의 현재적 가치와 의미를 탐색함에 있어서 현대 인류문명이 자아낸 문제점의 해결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천인합일론과 자연생태계 보존’, ‘음양변증법적 상생의 원리’, ‘신공동체 운동의 가치지향’, ‘유교적 민주정치의 원리’라는 4가지 측면에서 유교문화의 현대적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먼저, ‘천인합일론’에 담겨 있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론적 사상을 잘 다듬어 전 지구적인 사상으로 승화시킬 수만 있다면 환경보호에 이로운 생태관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음양변증법적 상생의 원리’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탐욕을 자제하고, 유연성을 확보하며, 통합적 시각에서 갈등 해결을 도모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유교의 공동체 원리에 입각한‘신공동체 운동’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점인 극단적 자기중심적 개인주의, 지역사회의 공동체 붕괴와 상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교적 민주정치의 원리’중의 하나인 지도자의 추대방식을 적용해 서양이 창안하여 실현해온 민주정치의 모순과 부작용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강의 말미에 “진정으로 서양문명을 대치할 만한 새로운 문명의 창조가 가능한 것인지, 과연 동아시아가 신문명의 창조를 주도할 만한 역량과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자문하면서 아직까지는 불확실하다고 자답했다. 우리의 의식구조, 사회구조, 정치문화, 경제운용 시스템, 특히 교육체제 등 손대야 할 부문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교수는 동아시아가 신문명 창조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동아시아의 전통이 과연 어느 정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 진지하게 물어보면서 또 연구와 천착에 매진 할 것을 주문하였다.
김경동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
약력: 現 KDI 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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