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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19% P 낮추고 교역량 33% P 끌어올린 WTO 체제
미·중 분쟁으로 1차 손상, 코로나19로 복합 위기 맞아
WTO와 죄수의 딜레마
사회적 갈등 상황을 분석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는 세계무역기구(WTO · World Trade Organization)의 기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역시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여 자국의 이익을 높이려 할 수 있다. 이 경우 두 국가 모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자유무역정책을 펴는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지만 두 국가 모두 더 큰 손해를 피하기 위해 상대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되는 불리한 선택을 할 것이다.
이때 국제무역기구의 존재는 두 국가가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 양국 모두에게 최선 또는 차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한다. 즉, 이러한 비제로섬 게임(non zero-sum game) 상황에서 WTO는 회원국이 관세를 철폐하도록 유도하고, 상대국이 이를 어길 경우 WTO 분쟁해결기구(dispute settlement body) 제소를 통해 피소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할 수 있게 한다. 궁극적으로 회원국들이 보다 나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정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GATT와 WTO 체제 아래
2차 대전 후 22%이던 관세율 3% 이하로 떨어뜨리고
GDP 대비 교역량은
1970년 27%에서 지금은 60%로 끌어올려
WTO는 1947년 2차 세계대전 이후 붕괴된 세계무역질서를 바로잡고자 23개 선진국들에 의해 발기된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체제를 기반으로 1995년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무역 기구로 창립됐다. 2020년 현재 회원국은 164개국이다. WTO는 수십 년에 걸친 회원국들의 끊임없는 협상 끝에 2차 세계대전 후 22% 수준이었던 세계 평균 관세율을 3% 이하의 수준으로 낮추었다. 뿐만 아니라 비관세, 투자, 지적재산권, 서비스 교역 등과 관련된 규범들을 통해 회원국들의 교역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또한 GATT/WTO 체제는 일부 회원국들끼리의 전면적인 상호 관세 철폐를 원칙으로 하는 자유무역협정(FTA · Free Trade Agreements)을 가능케 했다. 미국이 주도해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는 새로운 지역주의(Regionalism)의 기폭제가 되어 회원국 모두가 지역주의(Regionalism)를 병행한 자유무역주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시 말해, 1970년 GDP 대비 27% 수준이던 교역량을 60% 수준으로 끌어올린 지금의 자유로운 무역 환경은 글로벌 통상 게임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WTO라는 잘 짜인 시스템, 회원국들의 오랜 노력과 그에 따른 엄청난 비용, 이를 달성함에 있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주도적 역할이 쌓아 올린 가치 있는 성과라 할 것이다.
미 기본정책은 자유무역을 기조로 보호무역을 배합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WTO 체제의 선두주자로서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해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늘 보호무역정책이 자리 잡고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의 완전히 새로운 얼굴인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1971년 닉슨 행정부의 10% 수입과징금 관세를 포함하여, 카터 행정부의 신발 쿼터, 레이건 행정부의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자발적 수출제한 (Voluntary Export Restrictions), 2002년 부시 대통령의 선거 공약 결과물인 철광에 대한 대대적 관세,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산 타이어에 부과한 35% 관세까지,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와 클린턴 행정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미 행정부는 자유무역주의 수호를 제창하면서 보호무역 정책 카드를 함께 써왔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은
전 세계가 75년간 공들여온
세계무역질서에 대한 실질적 위협
그렇다면 우리가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정책에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국가들이 75여 년 간 공들여 구축해온 세계무역질서 존속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그 범위와 규모에 있어 이전 행정부들의 정책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지금껏 시행되어온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들은 대부분 특정 산업이나 한정된 품목을 주 타겟으로 하였고, 일본이나 중국과 같은 특정 국가를 타겟으로 하더라도 고용이나 내수 시장 점유에 크게 타격을 받은 일부 산업에 대한 다소 조심스러운 정책으로 제한돼 있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슬로건 하에 경제적 내셔널리즘을 고수하면서 주요 교역국들을 상대로 특정 상품이나 특정 산업이 아닌 여러 산업 전반에 걸쳐 이례적인 수준의 보호무역조치를 취하고 있다. (물론 약 1년 후 철폐하긴 했지만) 2018년 6월 NAFTA 회원국인 캐나다 및 멕시코산 철광과 알루미늄에까지 각각 25%, 10%라는 고율관세 부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전례 없는 수준의 보복관세 부과,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하여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전면 제한하는 조치 등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조치의 범위와 규모는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통상 게임의 룰이 바뀔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만들었다. 미국은 12개 참여국이 10여 년 간의 긴 협상을 통해 타결에 이른 메가 FTA인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 · Trans-Pacific Partnership)’에서 홀연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FTA 역사상 전례 없는 탈퇴 회원국이 되었다. NAFTA와 한-미 FTA도 개정 협상을 요구함으로써 이미 발효된 FTA도 갑작스레 철폐 혹은 수정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겼다. 이는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다른 WTO 회원국들도 보호무역정책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WTO 규범이 허용하는 범위를 적극 활용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조치들은 자유무역질서 체제 자체를 무시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 힘들다.
미-중 관세 전쟁은
미 GDP 0.3%
중 GDP 1.9% 감소시켜
미국의 대대적인 대중(對中) 보호무역 조치는 2018년 1월 세이프가드(safeguard)를 발동하여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부과한 초과 관세를 시작돼 작년 12월 15일 스몰딜 형태의 1차 합의까지 2년 여 간 지속되어왔다. 하지만 그 영향과 효과는 미국 입장에서도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미 뉴욕 연방은행, 프린스턴대, 콜롬비아대 경제학자들이 2019년 ‘경제전망저널(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 2018년 한 해 동안 부과한 초과 관세 영향만 따져보더라도 2018년 12월 한 달에만 14억 달러 실질소득 감소라는 비용을 치르는 셈이며, 이 수치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거둬들이는 3개월분 정도의 전체 저작권 사용료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또한 이는 경쟁력을 잃어버린 특정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한 초과 관세가 약 3만 5천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할지라도 하나의 일자리에 23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는 걸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해당 일자리 하나 당 23만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지 못한다면 결국 그 차이만큼 사회적 비효율성을 치러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욱이 이 추정치는 단순히 미국의 일방적 초과 관세에 대한 비용만 고려한 것으로 상대국의 보복관세, 수입품 다양성 감소로 인한 소비자 및 기업 후생에 대한 손실, 글로벌 공급 체인 변화 및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비용 등에 따른 추가 손실까지 감안하면 높은 수준의 관세를 주 무기로 지속적인 보호무역조치를 표방하는 것은 미국 스스로에게도 적잖은 부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분쟁을 촉발한 미국에도 이롭지 못하지만, 과감한 맞대응으로 버텨온 중국은 더 큰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2019년 9월까지 분쟁으로 미국은 GDP의 0.3%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중국은 1.9%라는 훨씬 더 큰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WTO 가입 효과로 추정되는 GDP 증가분 1.24∼2.2%에 비견될 만한 수치라는 것이다. 게다가 애초 중국의 대미 수입이 미국의 대중 수입의 사분의 일 정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시작점에서 ‘팃포탯(tit for tat)’ 전략으로 맞선 중국은 더 이상 관세정책으로는 게임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 더불어 최근 예기치 못한 코비드19 사태로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칼을 휘두르는 격이 되어버린 무역분쟁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보다 신중히 임해야 하는 게임이 아닐 수 없게 되었다.
美의 對中 서비스 흑자
1999년 13억 달러에서
2019년 380억 달러로
이 시점에서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미-중 서비스 무역수지이다. 미-중 무역분쟁 촉발은 미국의 고질적인 상품무역수지 적자, 그중에서도 수십 년간 증가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대중 상품무역 적자에 기인한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서비스 무역수지 수치를 살펴보면 비록 그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으나 정확히 상반된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2019년 12월에 발표된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ureau of economic analysis) 자료에 따르면 1999년 13억 달러에 불과하던 미국의 대중 서비스 무역수지 흑자는 2019년에는 약 30배 증가하여 380억 달러에 가까웠다. 미국의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다음 단계 전략의 밑그림은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기술이전 강제 금지, 금융시장 개방 확대 등이 골자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은 1차 협상 합의사항에 환율조작 중단이라는 카드를 포함시켰다. 이는 일대일로(一帶一路) 및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너무 일찍 발톱을 드러낸 중국의 야심을 견제하고자 하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내비친 것일 수도 있다. 미국은 급성장하던 일본을 ‘잃어버린 20년’에 빠지게 만든 1985년 플라자 합의의 승리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中의 ICT 수출액 중 부가가치는 그 절반에 불과
최근 수십 년간 국가 간 소통 비용과 교역 장벽은 현저히 줄었다. 반면 이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에 해당하는 상품 교역량은 급속하게 증가했다. 이는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4차 기술혁명이라는 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구촌 생산 네트워크를 훨씬 더 복잡한 연계 구조로 만들었다.
이러한 GVC 교역량의 증가는 단순한 수출, 수입을 의미하는 순수입, 순수출이 국제무역에 있어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반감시키고 있다. 최근 IMF 연구자료에서도 서술하였듯이, 실제 중국의 정보통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 관련 수출품에 대한 부가가치 생산은 총 수출액 중 절반 정도다. 이는 결국 부가가치 개념 상 미국의 ICT 상품 실제 무역적자는 그 절반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은 순수출이라는 무역수지 자체에만 초점을 두었던 우리의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실제로 GVC에서 우리 산업의 위치가 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속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관점에서 무역정책을 바라볼 필요를 제기한다.
고부가가치 중간재에 한국의 미래 있어
또한 현재 한국의 교역 56%가 상위 10개국에 편중되어 있고, 특히 중국, 미국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무엇보다 교역대상과 교역품목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품목 및 교역국가의 양적 다양화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중간재를 다양하게 생산함과 동시에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GVC 내에서 위치를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보다 적극적으로는, ICT를 포함해 이미 우리가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에서는 6G 이동통신에서의 표준특허와 같은 글로벌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이외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고부가가치 비교우위 산업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 내 다자 무역협정 한국이 주도해야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어진 변화에 대응하는 것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한국이 이미 세계 탑 텐 교역규모를 가진 국가인 만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과 같은 메가 FTA를 적극적으로 주도하여 세계 무역질서 형성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우리에게 우호적인 무역질서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TPP 탈퇴 후 일본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PTPP ·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Trans-Pacific Partnership)’을 이끌어 협정의 주도적 입지를 굳힌 것은 그 좋은 예이다. 이는 우리가 이후 세계 무역 환경에 있어 교역 규모에 걸맞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토대를 마련하는 동시에, 미국의 일시적 보호무역주의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세계 무역질서구도가 유지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세계 무역 질서를 벗어난 일탈 행위는 자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어 수출 주도 경제성장을 지속해 온 우리에게 위협적인 국제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길을 열어나가게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수입이 아닌 수출을 제한하는 상황
각국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만들어낸 이러한 혼란스러운 무역질서에 더해 코로나19는 전 세계 무역질서에 전혀 새로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각국은 보건, 위생 관련 물품 반출 금지와 같이 수입이 아닌 수출을 제한하기도 하고, 심지어 다른 두 국가의 무역에 개입하여 미국이 공중에서 교역품을 하이재킹(hijacking) 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는 기존 무역 관행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모습으로 비상 상황에서 세계무역질서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 8일 WTO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서로 협력해서 대응하지 않는다면 2020년 세계 교역은 32% 이상 폭락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급격한 교역 감소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글로벌 가치 사슬과 결합하여 세계경제를 더욱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엄청난 고통과 슬픔 외에도 자칫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과 동력까지도 앗아갈 수 있다.
물론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친 여파는 팬데믹이라는 특수성이 가져온 결과이지만, 앞으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형태의 위험이 언제든지 불시에 닥칠 수 있고, 그때마다 다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무역 질서의 카오스를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발생할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가.
코로나19 같은 예외적 위험까지 포함하는
세계무역질서 만들어야
기존의 무역질서가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 지침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명확해졌다. 이에 우리는 현재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경제 대국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위험에 직면한 기존의 무역질서를 회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예외적인 비상사태까지 포섭할 수 있는 보다 폭넓고 체계적인 새로운 국제무역질서 확립을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4월 3일 세계보건기구(WHO)와의 화상 컨퍼런스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는 서로가 없이는 극복해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가 간의 협력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필수불가결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즉 새로운 세계무역질서에서의 핵심은 조화와 협력이어야 한다.
죄수의 딜레마를 낳는 비협조적인(non-cooperative) 죄수의 게임에서 서로를 신뢰하지 않은 대가로 결국엔 최선의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결말을 이미 우린 잘 알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죄수가 치르게 되는 페널티가 벌금이나 더 긴 기간의 징역이 아니라 각국 경제의 붕괴, 최악의 경우 인류의 멸절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무역 환경을 비협조적 게임으로 구성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바로 우리 눈앞에 놓여있다.
정주영 교수는 국제무역과 경제통합 분야 전문가다. 미 워싱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정부 북방경제위원회 전문위원도 맡고 있다. 호주 퀸즈랜드대 명예연구원으로도 위촉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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