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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 20’ 제약회사 중 19개가
보스턴에 연구소 개설
최근 혁신 생태계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역이 있다. 보스턴의 바이오 클러스터(Boston Biotech Cluster)다. 보스턴은 보유 특허 5600여 개, 고용 창출 효과 8만여 명으로 미국 1위의 바이오 클러스터(2016년, 과학잡지 ‘유전공학 및 바이오기술(GEN)’ 평가)로 올라섰다. 보스턴은 확고부동한 바이오 산업의 선두였던 샌프란시스코 보다 2배가 많은 자금 지원을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으로부터 받았다(보스턴 5800억 원 vs. 샌프란시스코 2500억 원). 아직까지 벤처 투자는 샌프란시스코가 앞서고 있다. 하지만 NIH가 주로 기초연구에, 벤처캐피탈이 주로 상용 연구에 투자하는 경향을 볼 때, 보스턴의 기초연구가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빠른 시간 내에 벤처 투자에서도 앞설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Top 20 제약회사들의 대부분(19개)이 보스턴에 연구소를 개설했고, 제넨텍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스턴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한국의 유한양행과 LG화학도 올 초 보스턴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을 중심으로 보스턴 지역이 어떻게 1천 개의 바이오 기업 단지를 형성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의대가 아닌 공과대학이 바이오 생태계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공대인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위치한 대전의 바이오 산업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쉽게 구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건과 환경의 차이, 역사적 경험과 구조적인 문제 등이 엮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시재는 시간을 뒤로 돌려 2000년대 초중반에 보스턴에서 일어난 일과 대전에서 일어난 일을 되돌아보며 차이점을 찾는 시도를 해보았다. 과거를 되짚어 가는 데는 보스턴대 김종성 교수(경영학)의 강연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정흥채 전문위원과의 인터뷰가 큰 도움이 되었다. 김종성 교수는 현재 대전과 보스턴의 바이오 산업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흥채 전문위원은 코스닥 상장 바이오 벤처 공동 창업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보스턴에선>
MIT, 전통을 깨고 타대 출신을 총장으로 영입
2000년대 초반에 MIT에서는 이런 말이 돌았다고 한다. “인근에 있는 하버드 의대가 수십 년을 노력했는데 암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의대가 아닌 공대가 나서서 해보면 어떨까?” 당시 MIT는 서부의 스탠퍼드대에 IT와 반도체 분야에서까지 밀리며 세계 최고 공과대학이라는 자부심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MIT는 판을 흔드는 시도를 한다. 먼저 공대 주도의 바이오 연구라는 비전을 학교 차원에서 세웠다. 이어 전통적인 자대 출신 총장 임명의 관행을 깨고 예일대 Susan Hockfield 교수(바이오 전공)를 총장으로 영입했다.(2004-2012년 재임).
곧이어 주 정부 차원의 거버넌스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 2007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당선된 Deval Patrick(2015년까지 재임)은 바이오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10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생명과학 이니셔티브(Life Sciences Initiative)를 선언했다. 주 정부가 설립한 메사추세츠 생명과학센터(Mass Life Science Center, MLSC)와 비영리단체 ‘매스 바이오(Mass Bio)’가 두 축이었다. 생명과학센터는 자금과 프로젝트를 연결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매스 바이오(Mass Bio)’는 보스턴 지역이 연구능력이 뛰어난데도 거기에 비해 산업 역량이 부족한 이유를 분석하고 바이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제안했다. 매스 바이오는 하버드 의대를 비롯해 975개의 생명공학 관련 학교, 연구기관 및 기업들이 회원으로 가입, 주정부에 끊임없이 바이오산업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주입시켜 정부 투자계획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주 정부의 노력은 새롭게 바이오 산업에 뛰어든 MIT와 하버드 의대를 필두로 바이오-생명과학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특히 MIT는 같은 지역에 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브리검 여성병원, 보스턴 어린이병원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면서 신약 개발에 큰 역할을 해왔다. MIT 내에서는 특히 화학과과 이 역할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받는 항체약물접합(ADC) 치료제는 바이오와 케미컬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항암제다. 치료율이 높으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신약 후보 물질 발굴과 개발에 화학 지식이 활용되고 있다.
밥 랜거 교수 연구실 한 곳에서만
1050개 특허
이런 환경 속에서 뛰어난 연구자가 나타났다. 밥 랜거(Bob Langer) MIT 교수(화학과) 연구실은 뛰어난 대단한 실적을 쏟아냈다. 1250개의 논문, 1050개의 특허를 냈다. 대학 내의 연구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기업의 투자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여 250건의 특허는 연구 참여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랜거 교수는 병원, 정부, 벤처 투자자, 제약-바이오 기업, 타과 및 타 대학 교수들과 수시로 교류하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상용화를 염두에 둔 병원과 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랜거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주로 한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과학논문을 쓰고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궁금한 것은 연구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다. 사회적으로 큰 파급력이 있는 아이디어에 집중한다. 불가능한 것은 없다, 학자가 마음먹기에 달렸다.”
뛰어난 학자, 연구자의 존재는 성공에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영웅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생태계를 구축하면 뛰어난 연구자가 계속 나올 수 있고 혁신이 가속될 수 있다. 그래서 성공한 혁신 클러스터들은 5대 요소를 갖추고 있다. 1) 훌륭한 연구, 2) 능숙한 경험을 가진 사업가(entrepreneurs), 3) 연구와 창업을 뒷받침해주는 펀딩(자금 지원, 투자), 4) 숙련된 전문 인력, 5)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산업과 학계 간의 간극을 메워주는 다리 역할이 중요하다.
제약사 임원, 바이오 교수, 병원 의사 25~35명
연구소 만들어 산업과 학계 간 다리 역할
현재 보스턴의 생태계를 보면 이런 5가지 요소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먼저 IBE(Institute of Biomedical Entrepreneurship)는 산업과 학계 간의 간극을 메워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IBE는 제약사 주도로 설립됐다. 글로벌 제약회사 임원, 바이오 교수, 병원 의사 등 바이오 전문가 25-3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중개 펀드(Translational fund)를 운영하여 패스트-사이클링 에코시스템(Fast-cycling eco system)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1~2년의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서 결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 30%의 기술을 가려내 집중적인 연구 지원을 통해 라이센싱 아웃과 같은 빠른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또 2014년 민간에서 설립한 랩센트럴(LabCentral)은 저렴한 비용으로 연구 공간과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전형적인 ‘공유 랩’이다. 스타트업들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기업들과 연계해 사업화를 도모하는 조직이다. 40개의 실험 벤치(bench)를 만들어 40개의 회사에 빌려주고, 고가의 연구 장비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주변의 대학, 제약사, 벤처 투자자들이 스타트업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우수한 연구 역량과 대학-병원-제약사-정부의 협력을 바탕으로 보스턴은 10년 만에 미국 1위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올라섰다.
<대전에선>
11년 전 KAIST와 생명연 통합 실패
대전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메카다. 이 지역 바이오 중소·벤처기업은 119개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다. 부산·대구 각각 43개, 인천 38개, 광주 29개 울산 9개와 차이가 크다. 특히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기술·인력 인프라가 구비되어 바이오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50개 회원사 가운데 4개 기업을 제외한 46개 기업이 대전에 위치해 있다. 대전에는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대전은 우수한 연구결과가 산업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취약하다. 대학과 연구소, 기업, 정부라는 밸류체인이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보스턴과 대전을 직접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15년 전 대전에서 바로 그 시기 보스턴과 비슷한 일이 시도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05년 대전시는 대전바이오벤처타운(현재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을 설립하면서 ‘바이오테크노폴리스 대덕’을 선포하였다. 대덕연구단지와 충북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와 연계하는 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었다. 2006년 7월에는 MI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였던 서남표 총장이 KAIST 총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2008년 중앙 정부에 의해 KAIST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의 통합이 추진되었다(KAIST와 생명연은 담을 하나 사이에 두고 붙어 있다). 장순흥 KAIST 부총장은 미국 하버드 의대 처럼 바이오·메디칼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병원을 만들려면 생명공학연구원의 바이오 분야와 KAIST의 공학, 물리학 등을 융합해야 한다고 통합을 주장했다. 15년 전 보스턴에서 있었던 움직임과 비슷한 시도가 있었던 것이다. 바이오 산업은 병원과의 연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KAIST는 생명연과의 통합을 바탕으로 임상전문병원 설립을 바랐다. 대전에 충남대 병원이 있지만, 환자 치료 중심이어서 협력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생명연은 반대했다. 말이 통합이지 결국 흡수 통합이고 연구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생명연이 대학 부설기관이 되면 인사권, 예산권 등을 모두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사, 예산은 연구의 방향과 직결된다. 결국 생명연과 KAIST 통합 논의는 연구 협약 MOU 체결로 매듭되었다. 완전 통폐합 대신 ‘BINT(BT/IT/NT) 융합연구단’을 설립하여 협력한다는 것이었다. 융합연구는 초기에 활발히 추진되었으나 그러나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2011년에 또 다시 통합 시도가 있었으나 역시 백지화되고 두 기관이 공동 운영하는 바이오 전문대학원 설립을 합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또한 무산됐다.
2008년 KAIST와 생명연 통합과 실패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KAIST의 역사를 봐야 한다. 1971년에 KAIS(한국과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대학원은 1981년 KIST(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와 통합되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교육 기능이 중심인 KAIST는 1989년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다시 연구기능이 중심인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와 분리되었다. 2008년 KAIST와 생명연의 통합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반면 생명연은 1985년 KAIST의 부설 유전공학센터로 설립되었으나 KIST가 분리되면서 KIST 부설로 있다가 1999년 생명공학연구소로 독립법인화되었고 이후 명칭이 생명연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다시 2008년에 생명연과 KAIST의 통합 논의가 나온 것이다. 전문성을 이유로 분리되었다가 다시 역량을 합친다는 목표로 통합과 분리가 반복되어 온 역사적 경험에서는 통합의 현실적 동력을 얻기 힘들었다. 그러다가 2011년 정부출연연구소의 대안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설립되면서 외국 등에서 바이오 분야의 우수한 인력을 유치했지만, 바이오 역량은 KAIST-생명연-IBS로 오히려 분산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통합과 분리라는 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칸막이가 더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신뢰 협력 없이는 조직이기주의로 빠질 것
MIT와 KAIST를 동일한 기준에 놓고 평가할 수는 물론 없다. MIT에 맞는 것이 KAIST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그 정반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결정적인 차이를 찾을 수 있다. KAIST와 생명연 통합 논의가 내부가 아니라 정부에 의해 촉발되었다는 점이다. 당시 새로 출범한 정부는 출연 과학기술 연구기관들과 대학의 통합이라는 정책 방향을 갖고 이 일을 시범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다 보니 두 조직이 어떻게든 조직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회주의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내부의 신뢰와 협력의 문화가 없이는 통합이라는 혁신의 내적 동력을 끌어올릴 수 없고, 조직 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그때 통합이 성공했다면 어떤 결과로 연결되었을까.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할 것이다. 다만 이 질문 이전에 성공을 위해선 자기부정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는 점, 중요한 것은 연구 역량의 재편성 및 산업 역량과의 결합이라는 점만은 확실하게 새겨야 할 듯하다.
KAIST와 생명연의 통합 실패 사례는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구조적인 접근을 하는데 성찰적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연구 역량의 규모화 이전에 기업가정신을 가진 연구자와 연구 환경, 자율적 연구와 협력 문화가 구비되어 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규모를 키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대전을 혁신의 용광로로
어떻게 하면 이런 역량들을 연결하고 엮을 것인가? 현재 대전에선 대덕특구진흥재단의 기술혁신 네트워크, 민간기업 주도의 바이오헬스협회,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향하는 혁신신약살롱 등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으나 아직 부족하다.
무엇보다 전 세계의 연구자들을 끌어모으기에 부족하더라도 국내의 연구자들이라도 대전에 와서 연구를 하게 해야 한다. 보스턴의 랩센트럴(LAbCentral) 등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대전에는 각 기관들이 자신의 연구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외부의 연구자들이 와서 연구할 수 있는 실험실 공간은 사실상 없다. 연구자들이 아이디어만 갖고 와서 연구 및 실험 장비를 공유해서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교류할 때 예상치 못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 혁신이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하지만 KAIST-생명연 사례처럼 5년짜리 정권이 단기 호흡으로 밀어붙이는 식으로는 곤란하다. 어떻게 하면 여건을 조성할지, 장애물을 치울지에 집중해야 한다.
어느 순간에 우리는 선택과 집중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 선택은 특혜이고, 집중은 특권이 되었던 과거 개발독재 시대의 병폐에 의식이 갇혀버렸다. 그렇다고 개방과 경쟁이라는 시장 구조가 정착하지도 못했다. 정부의 투자가 개방되어 누구에게나 기회를 제공하는 푼돈이 되거나, 내 영역을 지키기 위한 경쟁으로 결국 칸막이로 귀결되었다. 탁월성과 협력이라는 맥락 속에서의 선택과 집중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연구의 탁월성, 성과를 키우기 위한 협력이 절실한 시대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사명감과 윤리의식이 난관을 극복하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 그럴 때 자율과 협력 위에서 훌륭한 제도는 진화할 것이다.
국가 차원의 위로부터의 선택과 집중, 개인과 기관 차원의 자율과 협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제도가 탄생하고 혁신을 이끌어 나가는 모범으로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 과정은 하나의 모델이 아닐 것이다. 산업별 특성, 밸류체인 내에서 혁신을 리드할 수 있는 주체가 다를 것이다. 출연연, 지차제, 대학, 기업 등 누구든 혁신을 리드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와 인재 양성이 연계된 지역 혁신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 모멘텀을 누가 만들 것인가?
대전을 혁신의 용광로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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