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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지난 16일 (재)여시재 주최로 열린 ‘미래산업 인재, 어떻게 키울 것인가’ 토론회에서 정부 전반에 깔린 관료주의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양 원장은 토론자로 참석했다.
양 원장은 “얼마 전 충북 진천에 있는 인재개발원 캠퍼스에 30대 초반 젊은이가 찾아왔는데 (내가) 삼성에 있던 시절 마지막 인턴으로 받았던 친구였다”고 했다. 양 원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 출신이다. 양 원장은 “어디 취직해 있는 줄 알았더니 진천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9년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며 “너무 슬퍼서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양 원장은 “5급 행정시험에 합격한 364명 대부분이 특목고 출신인데 왜 그들이 기술 분야로 가지 않고 공무원으로 몰리는가”라며 “이런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고 했다.
양 원장은 많은 젊은이들이 지망하는 공무원 사회가 안정성은 있을지 몰라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됐던 사례를 한 가지 들었다. 고용노동부 안동지청에 근무하던 KAIST 출신의 한 사회복무요원이 6개월 걸릴 일을 프로그래밍으로 단 하루 만에 끝냈다는 얘기였다. 양 원장은 “혁신은 바로 이런 인재들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공직 사회에도 기술을 얹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삼성이 어떻게 해서 29년째 반도체 세계 1등을 하는지 묻는 사람이 없다”라며 “그것은 바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 1등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스피드를 올리면서 동시에 전력소모를 줄이는 것, 성능을 개선하는데 가격은 오히려 낮추는 것, 이런 패러독스가 1등을 만들었다”고 했다.
양 원장은 “그런데 공무원 사회에서는 무슨 일을 새롭게 하자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얘기가 예산과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획재정부가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대기업에서는 방침이 정해지면 바로 다음날 일을 시작할 준비가 완료되는데 공무원 사회에서는 3개월이 지나도록 말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인재개발원에서도 조직 바꾸는데 10개월 걸렸다”고 했다. 양 원장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에게 자율권을 줘야 한다”며 “대학도 대학 총장들이 가장 잘 아는데 왜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평가하는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양 원장은 “대한민국이 일자리 정부가 아니라 인재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인재가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에 길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 원장은 “일자리 정부라는 얘기 그만했으면 좋겠다. 너무 피곤하다”고 했다.
양 원장은 “(일본의 무역 보복) 문제로 밤잠을 못 이룬다”며 “다행스러운 것은 수학을 기본으로 하는 과학기술 인재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기회, 나아가 세계무대에 나가서 뛰어야 하는 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혁신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며 “도태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들을 포용하는 것은 국가가 하는 영역”이라고 했다.
양 원장은 2016년 총선 때 민주당에 영입돼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작년 8월 인재개발원장으로 부임, 국가의 인재 수요를 파악하고 여기에 맞춰 조직을 재편성하며 공무원들을 재교육하는 일을 맡고 있다.
‘미래산업 인재, 어떻게 키울 것인가’ 토론회 - 양향자 인재개발원장 (30분 02초부터)
‘미래산업 인재, 어떻게 키울 것인가’ 토론회 - 양향자 인재개발원장 (1시간 25분 17초부터)
‘미래산업 인재, 어떻게 키울 것인가’ 토론회 - 양향자 인재개발원장 (1시간 51분 51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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