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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인사이트] 제2의 남북 축선 철도, 新경의선이 필요하다

관리자

2018.09.21

2033년... 국제선 항공기에서 내리자마자 인천공항역에서 바로 평양행 고속열차에 오른다. 이 열차는 종착지가 모스크바인 특급열차다. 플랫폼의 안내 모니터에는 평양까지 35분, 하얼빈까지 4시간, 모스크바까지는 2일 18시간이 소요된다는 내용이 표시되고 있다. 열차가 출발한 지 10여 분 후, 곧 해주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자 많은 외국인 승객들이 내릴 준비를 한다. 황해남도 강령군에서 개최되는 ‘세계 스마트팜 전시회’로 향하는 참석자들이다. 강령 국제녹색시범지대는 네덜란드를 벤치마킹하여 친환경 농·생명 클러스터로 탈바꿈했고, 이 지역의 스마트팜 단지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新경의선 고속철과 고속도로가 해주를 통과하게 되면서 북한의 서해안 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왔다. 특히 인천-해주-개성을 잇는 삼각벨트는 중국의 홍콩-선전-광저우 주장 삼각주 지역과 함께 동북아의 대표적인 국제경제자유구역으로 성장했다. 경제성장의 정점을 지난 한국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남북 협력에서 찾았다.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교두보이자 접점으로서, 매력적인 복합 물류·교통의 거점으로 변신했다.

이런 상상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 그 자체에 불과했다. 꿈을 꾸는 자들은 있었지만, 전쟁 위기로 치닫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무력하기만 했다. 그러나 4.27 남북정상회담(판문점), 6.12 북미정상회담(싱가포르), 9.18~19 남북정상회담(평양)으로 이어지는 5개월 외교 장정을 지나오면서 남북협력이 실현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발사장 폐쇄 등 비핵화 추가 선제조치를 약속했다. 미국 정부는 즉각 대화 재개에 나섰다. 지금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선 남북미는 물론 중일러 등 당사국과 관련국들이 모두 얽힌 가운데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되고 있다. 비핵화 일정은 물론 북에 대한 제재 완화 문제도 테이블 위에 올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북은 9.19 평양정상선언 후속조치에 바로 착수했다. 9.19의 핵심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남북간 군사분야 긴장완화 합의였다. 남북 문제로 북미 교착의 돌파구를 만들어가는 역의 접근법이다. 군사 분야 외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철도와 도로 연결이다.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철도를 연결하겠다고 선언한지 5개월 만에 다시 그 의지를 확인한 데서 더 나아가 연내에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선언문에까지 담았다.

실제로 남북 양측은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철도 연결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7월 20일과 24일에는 감호역, 삼일포역, 금강산청년역 등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과 경의선 북측 연결구간인 사천강 교량, 판문역, 손하역, 개성역 등에 대한 공동점검을 한 바 있다. 또한 남북 철도 공동연구조사단 회의를 개최하여 북측구간 현지 공동조사 대상 및 방식, 남북 연결구간에 대한 점검 문제 등에 협의해 왔다.

한국 경제의 규모로 볼 때 남북한의 철도 연결은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이다. 게다가 경의선은 이미 문산부터 개성까지 선로가 연결되어 있고, 2007년에는 화물열차가 정기 운행된 적도 있다. 따라서 경의선 노후 선로의 개량과 보수공사만 진행되면 서울에서 평양을 지나 신의주까지 여행할 수 있는 날도 멀지 않다. 동해선의 경우, 강릉에서 제진을 연결하는 104.6km 구간은 아예 선로가 없는 상태이므로, 우선 남측 구간의 공사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출처: 민경태, 『서울 평양 스마트시티』 (미래의창, 2018), 175쪽.

新경의선 교통망과 ‘서해경제공동특구’의 잠재력

남북한의 수도권을 연결하는 기존의 교통망은 평양-사리원-개성-파주-서울로 이어지는 경의선축이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 경의선축 만으로는 미래 한반도를 연결하는 물류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남북한의 경제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남북 간 물류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실은 컨테이너들이 남한까지 와야 한다. 기존 경의선은 서울 도심을 통과해야 하는데, 수많은 컨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서울역과 용산역을 통과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경의선축을 따르지 않고, 해주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바로 연결되는 서해안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을 우회하여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노선을 추가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평양, 남포 등 북한 수도권에서 인천공항까지 1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철도를 한반도 경제의 대동맥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모세혈관에 해당한다. 짧은 거리일수록 도로의 물류 경쟁력이 더 높으므로 철도와 도로가 잘 조화되도록 해야 인프라 구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북한의 기존 교통망이 도로보다는 철도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앞으로 남북한의 경제협력이 확대될수록 도로망 확충의 필요성도 더욱 커질 것이다. 우선 남북한의 경제 교류가 집중될 수도권과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도로망 구축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신경의선의 도입은 앞으로 중요 경제특구의 입지로 주목받을 수 있는 해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미 항만을 보유하고 있는 해주에 평양 및 서울과의 접근성까지 획기적으로 보완하면 환서해(환황해) 경제권의 핵심도시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해주와 개성에 남북한 경제협력의 중심이 되는 산업지대를 구축하고 신경의선 물류망과 연계하면, 한강 하구 서해안 지역이 동북아의 중추적 경제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남북한 정상이 발표한 9.19 평양공동선언에 언급된 ‘서해경제공동특구’의 미래가 무척 기대되는 이유이다.

출처: 민경태, 『서울 평양 스마트시티』 (미래의창, 2018), 168쪽.

※ 참고자료: 민경태, 『서울 평양 스마트시티』 (미래의창, 2018)에서 제안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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