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중앙SUNDAY] 2017년 중국 19차 당 대회 지도부 개편, 시진핑의 선택은

관리자

2017.01.12

1921년 창당된 중국 공산당의 역사는 이제 10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구식 자본주의·민주주의가 거센 도전에 직면한 지금,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중국 공산당 일당 지배의 장수 비결이 궁금하다. 내년 가을 최고 지도부 개편이 이뤄지는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공산당이 국가의 엘리트를 선발하는 과정, 그리고 이들을 교육으로 통합시키는 과정에서 해답을 찾아보았다.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당 대회)는 1982년 제12차 때부터 5년에 한 번씩 열려왔다. 당 대회는 향후 5년간의 국정 과제와 중점 사항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권력의 최고지도부인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인사 변동을 공표함으로써 차기 중국 정치권력 구조의 향방을 그려 볼 수 있는 공산당의 가장 중요한 회의다.

내년 가을에 열리는 제19차 당 대회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의 ‘7상8하(七上八下)’ 관례를 따를 경우 상무위원 7명 중 무려 5명이 교체되고 그중 1명은 2022년 제20차 당 대회에서 차기 총서기를 맡을 후보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17년 당 대회가 끝나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이후 중국 6세대 지도자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큰 전제가 있다. 공산당이 점진적으로 정착시켜 온 인선의 ‘제도화’가 원칙적으로 적용될 경우에만 이런 전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산당 최고 지도층의 인사와 관련해서는 ‘한 지도자가 정부의 직위에서 연임을 초과하지 못한다’(1982년 개정 헌법)는 규정 외에는 명문화된 법제도가 없다. 최고 지도자 시 주석의 의지에 따라 관례는 관례로 그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제19차 당 대회는 그동안 권력 강화에 힘을 주어온 시진핑 집권 2기가 ‘1인 영도 체제’를 강화할 것인가, 혹은 그동안 점진적으로 당이 이뤄온 인선의 ‘제도화’를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상무위원 7인의 윤곽에 대한 예상 역시 두 가지 변수를 다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집권 2기 1인 체제 강화될지 주목

먼저 소위 ‘제도화’라고 불리는 내부 규정에 비추어 상무위원회 인선을 전망해 볼 수 있다. 자오후지(趙虎吉)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연구에 따르면 불확실하고 투명하지 않은 선발 요건이 많이 있지만 제17차 당 대회 때 도입된 ‘민주추천회(民主推薦會)’ 제도와 함께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 선발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을 했다.

첫째, 정치국 상무위원은 주로 정치국위원(혹은 후보위원) 중에서 선발된다. 이 선발 요건에 의하면 18대 정치국위원 25명 중에서 차기 상무위원 7명이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정치국위원을 두 번 이상 역임한 자가 우선 선발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18대 정치국위원 18명 중 리위안차오(李源潮)와 왕양(汪洋)이 새로 상무위원에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7상8하의 불문율이다. 즉 당 대회 시점을 기준으로 만 67세면 상무위원이 될 수 있고 68세면 은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18대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에서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2명을 제외한 5명은 은퇴해야 하고 정치국위원 중에서도 류옌둥(劉延東)·마카이(馬凱)·리젠궈(李建國) 등 6명이 상임위원에 선발될 가능성은 낮다.

넷째, 지방 경험 유무 차원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은 2개 이상의 당 서기와 성장 혹은 이에 준하는 경력이 있어야 한다. 이 선발 요건에 의하면 류치바오(劉奇)·쑨정차이(孫政才)·왕양·장춘셴(張春賢)·자오러지(趙樂際)·리잔수(栗戰書)·후춘화(胡春華) 등이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다섯째, 보직 순환 경험이다. 상무위원은 두 개 성(省) 이상 간의 보직 순환, 중앙과 지방 간의 보직 순환, 중앙의 2개 이상 부문의 보직 순환 경험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 선발 요건에 의하면 왕후닝(王寧)과 한정(韓正)이 선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상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시진핑과 리커창을 제외한 5개의 상무위원 자리에 선발될 가능성이 큰 인사는 리잔수·리위안차오·장춘셴·류치바오·왕양·자오러지·쑨정차이·후춘화 등 8명이다.

정치적 고려에 따라 발탁할 수도

하지만 이런 선발 요건은 18대까지 상무위원들의 경력을 귀납적으로 정리한 것과 당내 불문율을 따른 것일 뿐이다. 즉 여러 정치적 고려에 의해 다른 인사가 상무위원으로 선발될 가능성도 공존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차기 상무위원 인사 구성에서 시진핑이 어떤 선택을 할지 ‘현실적인’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치산(王岐山)의 유임 여부다. 중국 공산당의 7상8하 불문율에 의하면 왕치산(68)은 상무위원에 유임될 가능성이 작다. 하지만 경제통인 그는 당초 상무 부총리를 맡아 리커창 총리를 보좌하며 경제를 총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부패 척결을 위한 선봉장으로 발탁 됐다. 왕 서기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때 보여줬던 ‘소방대장’ ‘폭탄 제거 전문가’ 같은 문제 해결 능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포청천’이라 불릴 만큼 반부패 운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이 부패 척결을 당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고, 경제정책의 향배를 둘러싸고 리커창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정황으로 미뤄 볼 때 왕치산이 나이 불문율을 깨고 유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왕후닝이 상무위원으로 선발될 것인가다. 행정과 지방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차기 상무위원에 선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시진핑 등 3대에 걸쳐 중용되고 있고 중국 개혁·개방 이론 기반인 ‘발전과 안정, 개혁’의 3자 관계에 대한 이론적 틀을 제시하는 등 핵심 정책 브레인 역할로만 중앙정치국 위원까지 오른 인물이다. 지도 이념으로 당헌에 이미 추가 삽입된 삼개대표론(三個代表論)과 과학발전관, 그리고 신형대국관계 등의 주요 이론 수립에 깊숙이 관여함으로써 최고지도부의 ‘책사’로서 영향력을 드러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국내외 정책이 갈수록 ‘세계화’ ‘분권화’ ‘전문화’ ‘다원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왕후닝 같은 책사형 관료가 상무위원에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18대 상무위원 7명 모두 대학 이상의 학력이고 시진핑과 리커창은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등 고학력화와 전문화가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20차 당 대회 때 새 총서기 뽑을 듯

셋째, 차차기 국가주석과 국무원 총리로 임명될 가능성이 큰 1960년대생 중에서 누가 상무위원에 선발될 것인가다. 중국은 82년 개정 헌법 외에 2002년 중국 공산당은 지도간부의 임용 및 선발에 관한 조례를 통해 ‘당과 정부의 직위에서 10년 이상을 재임하지 못한다’고 명시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제20차 당 대회 때 새로운 총서기가 선발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한편 복수의 ‘정치세대’를 함께 발탁하는 인적 구성을 통해 정책 결정과 집행의 안정성을 제고한다는 관행에 비춰 봤을 때 제19차 당 대회 때 새로 상무위원으로 입성할 60년대생 중에서 선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즉 63년생인 쑨정차이와 후춘화 2명 모두 상무위원에 선발될지, 2명 중 1명만 선발될지, 혹은 제17차 당 대회 때 시진핑과 리커창이 중앙정치국 위원을 거치지 않고 상무위원에 발탁된 사례처럼 다른 60년대생이 선발될지 주목된다.

넷째, 기존의 관례를 깨고 군인과 여성이 상무위원으로 선발될 것인가다. 특히 세계적으로 여성 지도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시점에서 여성 상무위원이 선발된다면 그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내년 제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에 선발될 가능성이 제일 큰 인사는 쑨춘란(孫春蘭) 중앙통전부장이다.

다섯째 관전 포인트는 중국 정치 주요 파벌 간 힘의 균형이 어떻게 될 것인가다. 중국 엘리트 정치를 이해하는 데 파벌 구도는 중요한 변수다. 현재 중국 정치계에서 유력한 파벌은 ‘퇀파이(團派)’ ‘태자당(太子黨)’, 그리고 ‘상하이방(上海幇)’으로 이들은 정책 정향의 차이에 의해 경쟁과 연합을 통해 정치계 내에 세력을 확보하고 구체적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18대 상무위원회 파벌 분포 상황을 살펴보면 태자당과 범상하이방이 5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치국은 ‘퇀파이’ 계열 인사가 상당수 포진하고 있어 19대 때 파벌 간의 세력균형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태재미래전략연구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콘텐츠 연재물:

연관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