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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국내 5대 협력연구기관 공동기획 - 세계 싱크탱크 동향분석
제목: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1) 미국 - 아시아에서 악전고투하는 러시아의 대유라시아 구상
저자: 나지원 (동아시아 연구원)
No.2017-052
여시재는 국내 5대 협력연구기관과 공동기획으로 세계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한 각국의 현안과 주요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의 주제는 “러시아 신동방정책에 대한 각국의 입장”입니다. 지난 9월 6~7일에 있었던 동방경제포럼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살피고 최근 극동으로 진출하는 러시아에 대한 각국의 인식과 평가를 파악합니다. 러시아의 신동방 정책은 각국에 어떤 정치적, 경제적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2017 동방경제포럼의 성과
지난 9월 6일부터 7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제3회 동방경제포럼(Eastern Economic Forum)이 개최되었다. 러시아, 보다 정확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도 하에 2015년부터 개최된 이 포럼의 이름에서 ‘동방’은 러시아의 동부와 동아시아를 중의적으로 가리킨다. 즉, 동러시아를 경제적으로 부흥시키는 동시에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적) 협력도 강화한다는 양수겸장의 전략을 담고 있는 것이다. 낙후된 중국 서부 경제를 진흥하는 동시에 인접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도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전략의 러시아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 역시 극동 러시아에 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해외투자자들에 대한 러시아 국적 부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러한 구상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이번 포럼의 의제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경제특별구역을 보다 발전시키고 관세 규정 및 규제를 개선하여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한 러시아를 중심으로 양자 경제협력 촉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우선 중국과는 중소기업 간 협력에서 상호 신뢰 구축 조치를 모색하고 무역 장벽을 낮추며 물류와 유통 공조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또한 러시아의 국유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Rosneft)와 중국 에너지 회사CEFC가 이번 동방포럼 직후제휴에 합의한 것은 큰 성과다.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아직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러시아 에너지 자원 수출의 숨통을 틜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국에게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은 안팎으로 지적을 받아왔으며 이번 포럼에서도 이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였다. 우선 2차 대전 이후 수십 년에 걸친 이른바 ‘북방열도’ 영토 분쟁에 최근 돌파구가 보이기 시작한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정경분리 원칙을 확인하며 경제 협력 강화의 가능성을 열었으나 양국 경제 규모에 비해 교역 규모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러시아가 동방경제포럼의 외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문제 인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포럼에 올해 처음으로 참석한 베트남과 약 1440억 루블 규모의 우유 생산 및 유통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인도와의 교류 확대 또한 모색하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수쉬마 스와라지(Sushma Swaraj) 인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인도 양국 기업 교류의 가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특히 극동 지역 자원 개발 및 수출 사업에 인도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러시아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의 경우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포럼에 참가하는 등 러시아와의 협력과 교류 확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에너지 교역 등 협력의 여지는 크고 상대적으로 일본 등에 비해 갈등 요인은 적어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양국 경제 관계가 생각보다 빨리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발전에 보이지 않는 걸림돌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포럼에서도 행정적 규제의 장애물과 정보 교류의 부족, 기업 간 이해 상충 등 교류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들을 줄이고 제거하는 방안에 논의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논의의 결과, 포럼에서 체결한 217개의 협약이 작년보다 35%나 증가한 2조 5,000억 루블(약 440억 달러) 규모에 달해 브릭스(BRICS) 정상회담보다 러시아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성과를 냈다. 정치적으로도 (비록 1회와 달리 북한이 불참했으나) 한국, 러시아, 중국, 일본 4자가 한자리에 모여 북핵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아시아에서 러시아의 활로 모색과 난관
그러나 포럼의 이러한 성장과 성과에 반해, 미국의 주요 싱크 탱크와 언론사들은 올해 동방경제포럼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시기가 겹치면서 모든 이목이 북한과 북핵문제에 집중되어버린 여파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겠지만 그럼에도 지나칠 정도로 언급이나 보도, 분석이 부재하다. 1차적으로 이는 미국이 러시아를 태평양보다는 유럽 지역의 문제, 즉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대항 세력으로 간주해온 역사적, 지리정치적 전통에 기인한 바가 크다. 즉, 기본적으로 미국에게 러시아는 유럽 지역의 강대국이며 아시아에서는 아무리 중요하게 생각하더라도 중국 다음의 관심사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러시아 외교정책에 관해 미국이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지점은 중-러 관계다. 단기적으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경제, 투자, 개발 분야에서 양국이 얼마나 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며 그 결과 서구의 대러시아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 싱크 탱크 중 러시아 정치외교에 관해 독보적인 역량을 보이고 있는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의 분석 또한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한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장인 드미트리 트레닌(Dmitri Trenin) 박사는 지난 7월 분석 기사를 통해 러시아가 중국에게 일대일로의 단순한 참여자로서가 아니라 중요한 경제적 이익을 보장받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하지만 러시아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원을 동원하고 중국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이른바 대유라시아(Grand Eurasia) 지역의 주도권을 잡고 미국을 배제할 수 있으려면 보다 긴밀한 협력과 신뢰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더 나아가 트레닌 박사는 러시아의 대유라시아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중국의 기세에 올라타는 것뿐만 아니라 인도, 이스라엘, 나아가 일본과의 경제적, 기술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중국-인도, 인도-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 인접국 간의 갈등을 원만하게 풀어내야 하는 벅찬 과제가 놓여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전략의 핵심이라고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의 관계 역시 한 마디로 “절대 척은 지지 않지만, 항상 함께 하는 것도 아닌(never against each other, but not always with each other)”상태에 그치고 있다고 요약한다.
그런 점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러시아가 중국일변도의 대아시아 정책에서 탈피할 수 있는 중요한 돌파구다. 특히 전기, 가스, 석유 등 에너지 시장으로서 일본의 가치는 중국 못지않다. 작년 12월 푸틴과 아베의 정상회담이 주목을 받았던 것도 양국 관계 개선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영유권 분쟁, 즉, 쿠릴 열도(또는 북방 영토)분쟁이 드디어 출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길버트 로즈먼(Gilbert F. Rozman) 선임연구원은 작년 11월 논평을 통해 푸틴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영토분쟁 해결을 대가로 일본과의 경제협력 확대,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의 대형 계약 체결을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의 점증하는 안보 불안을 러시아가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에 나온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분석은 러시아의 경제적 취약성과 일본의 안보 약점이 오히려 협력의 걸림돌이 되었다고 보았다. 푸틴은 에토로후(Итуруп, 択捉)와 구나시리(Кунашир, 国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양보할 수 없다고 하면서 아베가 기대를 저버렸고 아베 역시 크림반도 사태에 대한 제재 철회를 선뜻 약속하지 못하면서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양측이 큰 기대감을 갖고 출발했던 정상회담은 냉랭한 분위기로 마무리되었다. CFR의 일본 전문가 셰일라 스미스(Sheila A. Smith)는 미국의 강한 존재감이 결국 러-일 관계 개선을 가로막았다고 평가했다.
다각화를 모색하고는 있으나 중국의 대안을 찾기는 힘든 러시아의 아시아 전략은 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인도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 및 핵무기 기술 교류, 합동 군사 훈련 등을 통해 군사협력을 진전시키고 있지만 동시에 이슬람 국가(IS)와 탈레반 잔존세력 격퇴를 위해 파키스탄과의 공조 또한 포기할 수 없는 안보 이슈가 되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양국과 우호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물론 현재 국력, 특히 군사력으로만 보면 러시아가 양국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경제 성장과 외교적 고립상황 방지를 위해서는 두 나라 사이에서 어느 정도 줄타기가 불가피한 것이다. 카네기 인도 센터 샤라니야 라지브(Sharanya Rajiv) 연구원은 “러시아는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인도와의 관계와 떼어놓고 생각하려고 하는데 이는 파키스탄이 남아시아 지역의 주요 행위자이며 협력을 통해 이 지역에서 테러리즘 위협을 제거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가 이처럼 애매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인도와의 정치적, 경제적 유대가 더 강력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으로 러시아는 동남아와의 관계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월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i Lavrov) 장관이 동남아를 순방하면서 “아시아 국가”로서 러시아의 정체성을 강조한 것 역시 대유라시아 구상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도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승리에 불과하며 러시아가 단기적으로 절실한 경제적 이득을 충분히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기 수출을 통해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나갈 가능성은 있다. 또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International Studies)의 6월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원자력 기술 지원을 동남아 지역에서 입지 확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가 최근 러시아와 원자력 협력 협정을 체결한 것이 그 사례다.
미국이 바라보는 러시아: (여전히) 유럽에서(만) 강대국
그러나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러한 세계전략이 근본적으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물적 능력의 한계다. 러시아가 경제력으로 미국과 중국에 단독으로 대항하기 힘들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거니와 군사력으로도 핵무기 전력을 제외하면 러시아는 냉전 이후 군사기술 및 무기 개발과 도입에서 기존 경쟁국들에 비해 뒤쳐졌다.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유로마이단]와 크림반도 합병을 통해 군사적으로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세계에 과시했지만 그 과정이 사실상 게릴라전에 가까운 소위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의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정규전 수행 능력을 제대로 검증받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물적 역량을 차치하고서라도 러시아의 대(對)아시아 외교정책은 기본적인 구상과 관념적 배경이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앤드류 래딘(Andrew Radin) 선임연구원과 클린트 리치(Clint Reach) 연구원의 분석이다. 즉, 러시아의 핵심 이익과 관심사는 어디까지나 (동)유럽과 구소련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혹은 세력권의 확보에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NATO 동맹국에 상응하는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나머지 국가와의 관계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보는 국제질서(Russian Views of the International Order)”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들은 러시아가 추구하는 (러시아 중심의) 세계질서(루스키 미르)를 [그림 1]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결국 부족한 역량을 유럽과 근린(Near Abroad)국에 대한 영향력 확보에 중점적으로 투입하면서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는 이를 강화하기 위한 지렛대(leverage)로만 간주하는 외교정책이 근간에서부터 변화하지 않는다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진정한 동반자 관계(partnership)은 요원하다. 동방경제포럼 등의 움직임 역시 (실제로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서방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해석되기 십상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최소한 10년 이상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정치적, 경제적, 인적 투자를 일관되게 진행하지 않는다면 19세기 말 이래 아시아에서 기회주의적 착취자(opportunistic exploiter)라는 평가를 받아온 러시아의 이미지를 쇄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아시아 외교전략 구현을 저해하는 또 다른 문제는 아시아 지역에서 최대 협력 파트너인 중국이 동시에 영향력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이 중앙아시아의 구소련 국가들-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소련은 앞서 언급한 ‘근린’국에 대한 통제를 상실하는 것이 아닌지 점차 우려하고 있다고 랜드 연구소의 데릭 그로스먼(Derek Grossman)은 진단하고 있다. 한편으로 러시아가 인도의 상하이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 가입을 먼저 제안했던 것도 기구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것이다. 카네기 재단 역시 러시아가 이란의 SCO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중국의 독보적인 우위를 잠식하려는 방편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칼을 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소리장도(笑裏藏刀)의 중-러 동반자 관계가 그럼에도 꾸준히 유지되고 정치, 군사, 경제의 모든 측면에서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데에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버드 대학 케네니 스쿨 벨퍼 과학국제문제연구원(Belfer Center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Affairs)의 러시아 문제 연구소장 사이먼 사라잔(Simon Saradzhyan) 박사는 분석하고 있다. 그 다섯 가지는 1) 중-러 교역 2) 중앙아시아에서 급진 이슬람 세력 발호의 방지 3)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 유지 4) 미국 중심 세계질서에 대한 거부 5) 유럽의 쇠퇴에 대비되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러시아의 인식이다. 즉, 경제, 지역질서, 세계질서 차원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공유 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뒤이은 일련의 제재 조치 이후 러시아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상대적 우위를 부득이하게 인정하면서라도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과 전략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하고 전망해볼 수 있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장 드미트리 트레닌 박사는 특히 생각하는 현실정치(realpolitik)적 세계질서 속에서 북한은 중국에게 지정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국가이며, 따라서 러시아가 중국의 모든 대북정책에 동조하지는 않더라도 중국의 이익에 해가 될 만한 움직임은 반드시 자제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한 북한 지도부가 역사적으로 러시아(소련)와 중국 사이에서 여러 차례 펼치면서 이득을 취한 양다리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주의할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동북아에서 러시아의 최우선 과제는 지역 내 주요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필수불가결한 행위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실험과 한미의 대규모 훈련에 모두 반대하는 동시에 (6자 회담 등) 러시아를 포함한 협상 재개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협상과 대화를 선호하는 것과 실제로 모든 당사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올 수 있는 능력 유무는 별개의 문제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대러외교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특히 동아시아에서) 원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극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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