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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혁신의 맨 앞이기에 누구보다 먼저 겪는 어려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저희는 17인의 혁신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열여섯번째 인터뷰를 위해 이지혜 요오리 아시아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인터뷰 시리즈는 계속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요리 아시아>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혜입니다.
<오요리 아시아>는 아시아 빈곤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사회적기업입니다. 한국, 네팔, 태국 등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직업훈련과 인턴십, 고용 등을 통해서 이들의 자립을 돕고 있어요. 또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레시피를 만들고, 메뉴를 개발하기도 해요.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호해야 하는 일자리라는 인식이 필요해요.”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 여성이 2016년 <아시안보울>이라는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을 작년(2016년)에 오픈했고, 네팔에서는 현지인 여성이 올해(2017년) 6월 개업을 목표로 2호점 창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나라 안이든, 밖이든, 어디서든 매장이 늘어날 때마다 약간의 부담도 있지만, 설레고 뿌듯한 마음 역시 공존해요.
어느 나라든 남성보다 여성은 늘 출발선이 다르고 경제적으로도 항상 차별을 받고 있어요. 게다가 결혼이주여성들은 대부분 경제 상황까지 좋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죠. 그래서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기본적으로 장애인 할당제처럼 ‘보호해야 하는’ 일자리여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비즈니스는 이익 창출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하는 일은 이익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일자리를 보호해야하는 상황에 있어요. 이런 이중적 상황에 있다보니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요. 무엇보다 현재 정국이나 경제가 좋지 않아 외식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어요. 이때문에 사업을 유지하는 것도,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쪽의 희생을 강요해야 하는 결혼 정책, 과연 괜찮은 것일까요?”
또한, 여성 문제, 그 중에서도 특히 빈곤 여성들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현실적인 문제를 누구보다 깊게 실감하게 돼요. 이주여성들과의 결혼정책과 결혼 매매 같은 것이 특히 문제가 많죠.
가족을 만들기 위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 과연 괜찮은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아요. 배우자가 외국인들에 대한 열린 마음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예요. 결혼을 하면서도 편견과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여성들의 희생만 강요 구조 속에서 가능한 일이죠. 사회 전반에 걸쳐 ‘결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는 것이 이 문제의 근본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전문성과 혁신적인 시각을 가지고 정책에 접근해야 해요.”
한편으로는, 저임금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대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만 공존하는 시장 질서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외식업을 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죠.
사회 전반의 문제로 시야를 넓히자면, 정치인과 정책결정자들의 낡은 인식과 전문성 부족이 가장 염려되는 지점이에요. 법을 만드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시대적 요구에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특히 여성 정책에 대한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인식은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최근 끊임없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는 보육과 교육뿐만 아니라 여성 일자리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지만, 마치 젊은 여성들의 인식 문제로만 접근하고 있어 갈등만 가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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