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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가 인터뷰 13] 황승익(한국 NFC) - “규제 개혁이 이루어져야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혁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리자

2017.09.21

사회 혁신의 맨 앞이기에 누구보다 먼저 겪는 어려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저희는 17인의 혁신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NFC 황승익 대표님의 정책 제안을 소개합니다. (인터뷰 시리즈는 계속 이어집니다.)

“필요한 규제는 있어야 하지만 시대에 따라가지 않고 글로벌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제 등은 조속히 개선해야 합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고, 혁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핀테크 스타트업 <한국NFC>를 운영하고 있는 황승익입니다. 번거로운 앱 설치나 등록 없이 신용카드를 본인의 스마트폰에 터치해서 결제하는 NFC 간편결제서비스와 신용카드를 이용한 본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NFC 간편결제의 경우 여러가지 금융규제를 풀고 2년만에 서비스를 오픈했고, 신용카드 본인인증은 금융위원회 유권해석은 받았지만 방통위 규제에 묶여서 아직 상용화를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 사업에 대한 규제들이 많아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모든 업종이 그렇겠지만 금융 관련 사업을 하다보면 복잡하고 막히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예요. 규제가 엄격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죠. 다행히 글로벌 핀테크 열풍으로 정부나 금융위원회에서 규제완화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 시행령, 시행규칙 그리고 고시라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등 규제의 범위가 여전히 넓어요. 무엇보다 포지티브 규제(허가를 받기 전에 일단 막고 보는 규제)가 적용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당국의 허가 없이는 신규서비스가 불가능합니다.

특히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남발되는 실정이다 보니 관리가 안 된 측면이 있습니다.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사회적 요구는 급변하고 있는데 낡은 기준으로 만들어놓은 가이드라인이 늘 장애로 등장해요. 급기야 문제를 지적하면 “이 규제가 왜 아직도 있지?” 라며 해제해주는 경우도 있었어요.

“시장 타이밍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규제와 인허가 문제 때문에 시장타이밍을 놓쳐서 사업기회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이나 벤처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서 검증을 거쳐 성장하는 사업이잖아요. 그런데 검증을 위한 시범서비스조차 불허되기 때문에 인허가에 매달리다 시기를 놓치고, 허가가 나온 이후에는 시장이 변화하여 필요없는 서비스가 되고 맙니다. 우리가 규제에 매달리고 있는 사이, 해외에서 글로벌기업이 시장을 싹쓸이하는 일까지 빈번히 일어납니다. 판도라TV가 허가를 받는 동안 유튜브가 국내 시장을 싹쓸이 한 사례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네거티브 규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이미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죠.

“본인인증제도에 문제가 있어요. 온라인으로 물티슈만 사도 본인 인증을 두 번이나 해야해요.”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문제를 말씀 드려보면 이렇습니다. 현행 비대면 본인인증(실명인증)수단은 방통위 인허가가 필요한 아이핀과 휴대폰인증, 유료서비스인 범용 공인인증서가 있습니다. 본인인증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미 여러 번 기사화 된 적이 있죠. 온라인으로 물티슈만 사려고 해도 본인인증을 두 번이나 해야하거든요.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본인인증은 불편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가지고 있지요. 본인인증서비스는 방통위의 허가를 받은 본인확인기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가입시 필수적인 본인인증의 경우 ‘내국인’만 적용되며, 별도의 인증프로세스 개발비용이 추가돼, 이런 규제가 없는 외국인 및 글로벌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역차별 소지가 있죠. 게다가 방통위는 이미 심사를 통해 지정한 본인확인기관이 신기술을 이용한 본인확인업무를 할 경우에도 매번 심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국내 인터넷서비스는 개인정보 등 과도한 이용자정보를 요구하고 있고 아울러 휴대전화 없이는 사실상 인증이 불가능합니다.

“규제를 푸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혁신을 위한 과감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현행 인증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원의 요구를 받아들여 근본적 개선책을 실행해야 합니다. 우리도 외국처럼 다양한 인증수단에 대한 선택권을 민간에게 줘야 합니다.

현장에서 규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면 담당부처에서 공감을 표하지만 다음의 3가지 사유로 더이상 진행이 안됩니다. 첫째, 기존 규제에 맞춘 이해관계 집단의 강력한 반발, 둘째, 행정부 차원이 아닌 국회의 법개정 사안이라는 핑계, 셋째, 융합형 서비스들의 등장으로 두개 이상의 부처가 연관되는 경우, 업무협조가 거의 안되는 문제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이렇습니다. 규제 시 한시적 적용을 명시해 필요에 따라 연장여부를 결정하는 “규제 일몰제” 도입, 규제를 한시적으로 예외적용해 시장성과 등을 검증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 국회의원의 법안 제출 건수를 실적으로 평가하는 관행을 지양하는 것. 또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여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도 국회의원의 실적 평가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규제는 있어야 하지만 시대에 따라가지 않고 글로벌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제 등은 조속히 개선해야 합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고, 혁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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