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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국내 5대 협력연구기관 공동기획 - 세계 싱크탱크 동향분석
제목: 2017년 개헌논의와 각국의 정치 체제 (4-2) 유럽 각국 - 트럼피즘과 주요 국가의 정치적 쟁점
저자: 김성진 (덕성여대)
No.2017-19
여시재는 국내 5대 협력연구기관과 공동기획으로 세계 싱크탱크를 중심으로한 각국의 현안과 주요 연구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이번 기획의 주제는 개헌논의와 각국의 정치 체제로 고립주의, 트럼프 현상 등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의 한계이다. 헌법개정, 선거제도 개혁 등, 각국 정치체제에 주어진 현안 혹은 당면 과제는 무엇이라고 인식하는지를 살펴보고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미래를 바라보는 각국 싱크탱크들의 예측과 제안을 들어본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연이은 세계경제위기와 내전, 혼합이주(mixed migration)의 급증, 이슬람국가(Islam States)의 등장과 테러위기 확산, 그리고 국가수준에서 진행되는 전통적 정당에 대한 지지기반 변화의 결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제위기는 사회적 이익의 분화와 함께 기성정치에 대한 회의와 정치제도의 변화 요구로 발전하고 있으며, 혼합이주의 확대와 테러 위기 증대에 대한 우려는 극우정당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시민권 보장과 주권에 대한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의 등장과 미국 중심주의의 표방은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와 함께 각국의 현안과 맞물리면서 미래에 대한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폴란드 등 유럽은 물론,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트럼프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자국의 정치적 과제와 관련해 어떤 전망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의 경우 대선과정을 거치면서 진행된 다양한 정책의 위헌 가능성에 대한 논쟁은 2017년 1월 테러위험이 있는 7개 국가 국민들의 비자 발급과 입국을 90일 간, 그리고 난민 수용을 120일 간 중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이 발표되면서 표면화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고 있는 이주와 난민의 문제는 “어떤 주도 미국 시민의 특권이나 면책권(immunities)을 줄일 수 있는 법을 만들거나 강제하면 안되며, 법의 권한 내에서 개인의 법에 대한 평등한 보장을 거부할 수 없다”는 미국 수정 헌법 14조 1절에 위배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과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로스 연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이행금지 긴급명령을 내렸으며, 이어 시애틀 연방법원은 2017년 2월 동 행정명령을 미국 전역에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7개 국가를 대상으로 했던 이전의 명령을 보완한 새로운 명령으로 이주와 난민을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텍사스주 법무장관이 이를 지지하고 나섬에 따라 헌법과 기본권, 그리고 사법과 행정권의 경계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텔 등 다양한 상업적 기반과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과정에서도 위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트럼프 가문이 미국과 해외에서 상업 활동, 특히 외국정부가 개입된 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경우, 의회의 동의가 없는 외국으로부터의 어떠한 형태의 보상도 금지하고 있는 헌법 1조 9절 8항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2017년 2월초에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강력지지 35%, 강력 반대 26%, 다소 지지 20%, 다소 반대 12%로 여전히 지지입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대통령의 활동이나 정책의 위헌ㆍ위법성에 대한 논쟁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향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트럼프주의(Trumpism)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의 주요 정책연구소들은 싱크탱크들은 트럼프주의에 대한 분석 예를 들어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은 ‘트럼프주의의 이해’에 대한 연구와 강연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정책연구소들은 트럼프주의에 대한 분석과 이에 기초한 합리적인 정책적 선택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부르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대선기간중 논란이 되었던 쟁점을 분석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의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분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당할 수 있는 복지법안’(The Affordable Care Act) 혹은 ‘오바마 케어’(Obama Care)에 대한 반대 입장과 무역관계의 개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동 보고서는 투자의 증대, ‘오바마 케어’에 대한 보완, 인프라 확대를 위한 지출확대, 흑인과 백인사회의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무역관계의 개편(repair trade)을 주요 과제로 언급하고 있다.
첫째, 투자증대와 관련해 동 보고서는 미국의 재정적자는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둘째,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에 대한 지원 역시 전면적인 세법의 개정이 아닌 조세정책의 단순화를 통해 충분히 그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셋째, 쟁점이 되고 있는 ‘오바마 케어’의 수정과 관련해 급격한 폐지보다는 기존 법의 범위 내에서 각각의 주들이 보장 범위를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넷째, 동 보고서는 공적-사적 영역 간의 파트너십에 기초해 투자를 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제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투자 프로젝트 선정방식 역시 중요하며, 도시지역과 국방영역과 같이 경제에 대한 파급이 큰 영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다섯째, 흑인사회의 위기와 관련해 차기행정부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전제로 ‘중간크기’(mid-size)의 경제방법을 동원하는 개혁을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자녀교육을 위한 가정방문과 부모 설득, 흑인 청소년 비폭력 범죄에 대한 징역형 선고 자제, 연방주택정책과 지역발전계획 연계를 통한 주택문제 해결, 소규모 학교 설립과 기술교육에 초점을 맞춘 지역교육기관의 확대 등이 제시되었다. 여섯째, 동 보고서는 백인사회에서도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좌절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백인 노동자들의 문제는 단순히 물질적 복지문제가 아닌 희망의 문제이며, 단과대학교육의 무료화, 학자금 대출 삭감, 대학 교육과정 변화 등을 통한 교육의 강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끝으로 동 보고서는 무역관계의 개편에 대해서도 중국내 일정 수준의 개혁이 이루어질 때까지 중국 국영기업의 미국기업 매입 금지 등과 같은 조치들이 필요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보고서는 대선과정에서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들이 단순히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구체화된 정책으로 전환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강한 미국’에 대한 언급이 수사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주장은 여전히 헌법기관과 규정에 합치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향후 대통령과 연방기관들 간의 권한에 대한 불만과 연방정부의 집권적 성향을 견제하기 위한 헌법회의(convention) 소집과 시민의 직접참여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많은 미래 전망에 대한 불투명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브렉시트(Brexit)로 정치적 갈등을 겪고 있는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초청에 대한 반대청원이 제기되면서 또 다른 갈등을 맞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인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이후 영국에 대한 영향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정책은 새로운 무역질서를 형성해야 하는 영국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에서의 승리 요인을 지지자들의 실망과 분노를 성공적으로 결집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 특히 초당적 지지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틀 밖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공화당 조직과 트럼프 대통령 보좌진 간의 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기존 공화당 조직과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균형적 접근의 필요는 취임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 간의 관계 악화를 고려할 때 더욱 그 필요가 커지고 있다.
동 연구는 많은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불투명한 전망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이 일부 국가들에게는 우호적인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경우, 과거 고르바초프의 등장에 대해 대처 수상이 ‘같이 일할 수 있는 상대’라고 언급했던 것과 유사하게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이 러미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동 보고서는 세계적으로는 보다 안전한 상태가 유지되겠지만 이는 유럽의 희생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은 유럽내 극우정당들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러한 배경에는 대중적 지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차담하우스 연구진이 유럽내 10개국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54.6%의 응답자가 무슬림 국가로부터의 이주민 유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하였으며, 20.1%의 응답자만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이 연구결과는 통계적 유의미성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령이 높고 학력이 낮을수록 무슬림 이주자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데 상대적으로 더 높은 지지를 보이고 있다.
이주민 통제의 문제는 브렉시트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영국은 2000년대 노동당 정부 하에서 이주노동자의 유입이 영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적 판단에 기초해 이주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이주민이 급속하게 증가함에 따라 반이주 정서가 확산되었다. 이러한 이주자들의 증가에 따라 물리적 국경은 물론, ‘영국다움’이라는 문화적 국경에 대한 통제 프레임 확산되었으며, 이는 보수당의 집권, 그리고 이후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에 영향을 주었다. 차담하우스의 연구들은 브렉시트와 관련해 이에 대한 지지가 높은 지역이 EU 잔류를 지지하는 지역보다 고학력자,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백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결과적으로 불평등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의 추진은 결과적으로 스코틀랜드 분리ㆍ독립에 대한 국민투표를 재실시할 수 있는 요건인 ‘실질적 환경변화’로 평가되고 있으며, 메이(Theresa May) 영국 총리는 2017년 2월 브렉시트 이후 실시를 조건으로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를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결과적으로 영국의 국가구조에 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헌법적인 구조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주ㆍ난민문제는 유럽내 테러문제와 연결되면서 프랑스에서도 개헌문제가 논의되었다. 프랑스의 개헌 논쟁은 대테러정책과 기본권 간의 상충에서 비롯되고 있다. 2015년 11월 파리테러 사건 이후 프랑스 올랑드(François Hollande) 대통령은 테러범의 국적 박탈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제출하였다. 프랑스에서 제기된 개헌논의는 “개인이 국민의 생명을 대해 범죄 혹은 국민의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범죄”로 판결을 받은 이중국적자의 국적 박탈문제의 위헌 여지를 없애기 위해 개헌을 시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프랑스 하원을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근간을 이루는 평등원칙에 대한 침해 우려,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는 여전히 1954년 무국적자의 지위에 관한 협약(The 1954 Convention on the Status of Stateless Persons)과 EU인권규약 8조 위반 가능성 등에 기초한 반발로 인해 2016년 3월 철회되었다. 프랑스의 경우 테러리즘에 대한 대응과정에서는 개헌이 이루어져왔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언제라도 다시 촉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다.
유럽내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난민이 유입된 독일의 경우 민족주의적 우파 정당의 발전은 커다란 정치적 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Friedrich Ebert Foundation)은 독일내 우파의 성장을 중점과제의 하나로 연구해왔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2016년 보고서는 특정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2002년 이후 감소추세에 있었으나 2014년부터는 증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호신청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한 응답자가 2014년 44%에서 2016년 50%로 증가되었으며, 반이슬람(40%) 정서와 독일 난민정책의 수정(32%) 요구도 증가되었다. 이러한 특정 집단에 부정적 태도는 극우정당은 독일대안당(Alternative für Deutschland: AfD) 지지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AfD의 지지자들 가운데에서 외국인 혐오(68%), 반무슬림(64%), 반시온주의자(59%), 반보호신청자(88%), 반실업자(68%) 등 반인도주의적 성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극우성향은 약 20%로 2014년에 비해 다소 증가되었다. 이에 동 보고서는 전통적인 극우 정서가 새로운 쟁점을 중심으로 보다 현대화된 형태로 변화되고 있으며, 독일 사회내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동 보고서는 독일내 광범위한 민주적 중도파가 존재하고 있으나, 여전히 민주주의에 회의적이며 폭력을 행사하려는 소규모 집단이 존재하고 이들은 규모는 작지만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미 AfD는 2016년 3월 라인란트-발라티나테 주의회 12.6%, 바덴-뷔르텐베르크 주의회 선거 15.1% (3당), 그리고 삭소니-안할트 주의회 24.2%(2당)를 확보하였다. 이어 2016년 9월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는 5위에 그쳤으나 득표율은 14.2%를 기록했으며, 메클렌부르크-보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는 20.8%(2당)의 지지를 획득하였다.
이러한 발전과 관련해 아데나워재단(Konrad Adenauer Stiftung)의 보고서는 메르켈 총리는 난민문제가 유럽의 공동해결노력이 가능하다는 확신, 정책 변경의 낮은 득표 효과, 여전히 사회민주연합(Christian Democratic Union: CDU)가 주정부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메르켈 총리의 난민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선거과정에서 정치적 토론이 보다 강한 어조로 진행된 점이 큰 변화로 주목되고 있으며, AfD의 열풍이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AfD의 등장에 따른 포퓰리즘 열풍에 CDU 등과 같은 대중정당이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SPIRI)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브렉시트, 그리고 난민의 증가가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스미스(Dan Smith) SPIRI 소장은 유럽의 안보 상황에 대한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이 미국과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에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미국과 서유럽과의 관계에서 러시아의 위상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 나토(NATO)의 역할에 대한 회의적 태도, 그리고 근본적으로 미국은 유럽의 안보에 관심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쟁은 나아가 후기서구(post-West) 질서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유럽 안보와 관련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등에서의 극우정당 성장은 유럽 정치의 불안정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좌파의 도전과 같은 것이 아니라, 그동안 동의해왔던 정치적 권위나 정책적 대안의 선택 등에 대한 기본적 동의를 철회하는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브렉시트와 유럽질서의 변화 가능성, 대규모 난민 유입에 따른 인권 위기, 국제 테러리즘의 확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내 극우정당에 대한 지지 증가는 많은 국가의 기존 정치질서에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테러리즘과 같은 도전에 직면해 기본권의 보장과 난민과 같은 새로운 도전에서 확대되고 있는 자국중심주의나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가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분석들은 다음의 몇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개헌논의는 증가하는 도전에서 야기된 국가권력 정비와 기본권 보장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기본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 둘째, 포퓰리즘의 확산은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실망과 불신, 그리고 극우정당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기존 정치체제에 대한 불신은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와 함께 보다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헌법에 기초한 기본권의 강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셋째, 포퓰리즘의 확산은 정치적 양극화를 강화할 수 있으며, 극단적 세력이 소규모라고 하더라도 정치적 불안정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정치권 중심의 개헌논의나 포퓰리즘적 접근은 시민적 참여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슬랜드의 클라우딩 방식의 개헌논의에서도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접근이 포퓰리즘과 결합될 경우 정치적 불안정을 확대할 위험도 크다. 보다 안정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본질적인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확산이 중요한 과제라고 할 것이며, 개헌 노력에서도 정파적 이해와 권력의 배분보다는 기본권과 사회적 기본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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