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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최근 러시아·일본의 밀월 행보: 전망과 의미

김정기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2017.01.12

제목: 최근 러시아·일본의 밀월 행보: 전망과 의미
저자: 김정기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No.2017-02


러·일 관계개선의 추이와 특징

(1) 서방의 러시아 제재 상황 하에서 급격한 관계개선 움직인 노정

2016년은 러·일 양국이 1956년 10월 19일 일·소 공동선언을 통해 국교를 회복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일본 아베 총리가 러시아 소치(5. 6) 및 블라디보스토크(9. 2 ~ 3)를 방문하여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데 이어, 2개월 여 만에 11월 19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APEC 정상회의 개최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리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오는12월 15일 일본을 방문하게 된다.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가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 일본이 참여하고 있는 모순된 상황에서, 그리고 미·러 간 대립 심화로 신냉전이 거론되어온 상황에서 볼 때 이러한 양국 정상들의 빈번한 만남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016년은 그간 소원했던 양국관계에서 변화의 분기점이 되는 등 상당한 의미를 지닌 해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일본이 더욱 과감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사실 러·일 양국관계는 영토 문제 및 미·러 관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부침을 거듭해 왔다. 2007년 이래 일본은 총리가 5명이나 교체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활력을 잃었다. 거기에다2010년 11월 러시아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분쟁 영토인 구나시리를 방문하면서 신경전이 가열되었고 소원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그러나 2012년 집권 시기가 겹친 푸틴과 아베가 그간 소원 상태에 있던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로 개선 움직임을 나타냈다. 2013년 양국은 4월말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G8, G20, APEC에서 만나 연이어 정상회담을 개최하였고 2014년 2월 아베 총리가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석함으로써 양국은 경제는 물론 정치·외교·안보 분야에서 단숨에 긴밀한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특히 일본으로서는 러시아 산업구조 개혁과 관련 자본협력을 통해 양국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었다.

그러나 2014년 3월 크림 병합 등 우크라이나 사태와 일본의 대러 경제제재 참여로 양국관계는 다시 급격히 냉각되었고 정치, 경제, 무역 등 제 분야 협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일본은 각종 포럼과 경제인 교류, 정치대화 등 계속 대화를 이어왔고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려 애썼으며 양국의 협력 의지는 공고화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의 지정학적 회귀와 동아시아 내 영향력 확대 시도, 일본의 안보법제 완료, 미·중 간 동아시아 질서 주도권 다툼 심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 지속 등이 얽히면서 역내 안보경색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주목된다.

(2) 국제정세 및 영토 문제 해결, 경제협력 등에 대한 공감대 형성

이와 관련 러·일 정상들은 만남 과정에서 국제 현안, 영토문제, 경제협력 등에 대해 격의없이 의견을 교환했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제 및 지역 정세와 관련해서는 글로벌화 과정이 예상외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지정학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으며, 국제관계가 다극화·다층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서방의 세계 정치경제질서에 대한 독자적 주도 능력이 줄어들고 대신 아태지역으로의 힘의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쿠릴 열도 및 북방 영토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간 영토문제 해결 협상을 계속 진전시켜야 한다는 의지는 갖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쌍방이 수용 가능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했다. 수많은 영토협상을 통해 양국은 1) 평화조약 체결 후 시코탄과 하보마이2개 섬을 반환하기로 한 1956년의 일소 공동선언, 2) 4개 섬에 대한 귀속 문제를 해결해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1993년 동경선언(옐친 일본 방문), 3) 일소 공동선언과 동경선언을 확인해 영토 교섭 가속화한다는 2001년 이르쿠츠크 성명(푸틴 서명) 등 3가지 합의를 이루었지만 일본이나 러시아 모두 서로 수용하기 어렵거나 곤란한 방안들이었다. 그러나 2012년 재집권한 푸틴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모두 영토문제 관련 대화 의지를 나타내면서 양국 간에 영토교섭이 재개되었다. 양 정상은 가능한 타협점을 찾아 해결해 보자는 타협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12월 15일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영토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되도록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예상외로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래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물론 영토문제와 연계시킨 협력 방안이다. 아베 총리는 5월 6일 소치 정상회담에서 1) 보건, 2) 도시 개발, 3) 중소기업 협력 확대, 4) 에너지, 5) 러시아의 산업 다변화, 6) 극동지역 산업 발전, 7) 첨단산업 분야 협력, 8)민간 교류 확대, 등 6조 5,000억 원 규모의 8개항 협력 플랜을 제시하고, 평화조약 체결과 경협 문제를 분리하여 협의를 계속하되 경제협력을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는 정경병진(政經竝進)의“새로운 접근법”(New approach)으로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러시아도 일본과 구체적인 협의에 나서고 있으며, 푸틴 방일시 최종 합의키로 하는 등 적극 호응하고 있다.

여기에는 양 정상의 탄탄한 정치적 기반과 이에 따른 강력한 지도력, 그리고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양국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가능하다.물론 양국의 의도는 공통 요소도 있지만 다른 측면도 상당하다.

관계개선 추진 배경

(1) 영토 문제 타결 등 양국의 국익·안보 조율

러시아는 동아시아와의 관계 발전 맥락에서 국익을 확대하고 안보 기반을 보다 탄탄하게 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모색 중에 있으며, 그 대상의 하나가 일본이라는 경제 강국과의 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의 동맹 강화도 중요하지만 일본 역시 역내 일원인 러시아라는 거대 국익 및 안보 요소를 간과해서는 일본의 입지를 제대로 세울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고려하고 있다. 양국 모두 현재 복잡한 국제정세와 자국 내 정치·경제 환경에서 서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체화해 보면, 일본으로서는 영토문제 해결과 평화조약 체결, 동아시아 역내 안보 입지 강화, 러·중간 관계 강화 견제, 러시아 에너지 자원 확보 및 북극 진출 기반 구축 등을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교류 협력 및 원만한 관계 유지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복합적인 의도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로서는 동방정책 추진에 걸맞은 동아시아 역내 영향력 강화, 우크라이나 사태이후 국제적 고립현상 타개, 일본의 대규모 경협 및 투자재원 확보와 이를 통한 극동·북극 지역 개발 촉진, 일본을 이용한 중국의 경제협력 견인 등을 위해서는 일본의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파워가 커지고 대립과 갈등도 심화되면서 이들 양국의 존재감은 부각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역내 러시아의 위상과 존재감이 상당히 낮다는 점도 러시아가 대일관계를 강화하려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2) 러·일 양국의 중국 딜레마 해소

러시아와 일본 모두에게 고민인 중국의 급부상 문제도 양국이 관계 개선에 나선 공통적인 요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중국 딜레마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에너지 수출 협력은 양국의 핵심적인 사안이다. 특히 미국 등 서방의 자국에 대한 경제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러시아가 중국의 자원 공급기지로 전략할 가능성과 중국과의 긴밀한 경제협력이 러시아의 현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다 러시아는 중국의 G2로의 급부상이 향후 러시아를 중국의 아류로 인식케 할 수 있다는 전략적 측면의 우려도 내심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과 함께 다극화된 국제질서 체제를 구축하여 미국의 도전을 견제하고 전략적 균형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오히려 향후 자신을 옥죄는 상황으로 반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일본은 현재 중국이 군비 강화 도모와 함께 동·남중국해에서의 영토 확장과 군사적 역할을 강화하는 등 역내 패권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역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미·중 대립과 일·중 대립으로 이어지면서 동아시아 정세 유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 일본으로서는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간접적인 제어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양국의 관계발전 전망과 전략적 의미

(1) 양국의 관계발전 전망

러·일 양국관계의 미래는 상술한 대로 영토문제 해결의 향배와 양국 지도자의 의지 여하에 따라 달려 있다. 현재 양국 정상은 탄탄한 국민적 지지와 함께 장기간 집권할 수 있는 정치적·법적 기반을 구축한 상태로서 관계 강화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매우 강하다. 여기에다 과거와는 달리 국제·지역 정세에 대한 공통분모가 커지면서 전략적 협력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 개발, 수송, 극동 개발 등 대규모 경제협력이 장기 플랜에 따라 시행되도록 준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국의 가장 핵심 사안인 영토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도 꾸준하게 진전을 이루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토문제는 주권 사항이고 국민감정이 개입되어 있어 양국 정상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만 일본의 적극적인 타협 노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합의사항 원칙적 이행 의지와 세계 전략 구상 등을 고려해 볼 때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전환점이 되어 장기적으로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토문제는 영토문제대로 협상하고, 경협은 경협대로 협의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양국 정상이 합의한 상태이다.

이러한 제반 요소를 고려해보면 러·일 양국관계는 설사 영토문제에서 진전이 늦더라도 협력체계 구축 기반을 지속적으로 다져 나갈 것으로 보이며, 이는 상당수준의 관계 발전으로 이어지는 한편 전략적인 측면에서 협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동북아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러·일 관계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일본과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 관계 개선의 의미

이와 같은 러·일 양국의 관계 개선은 러시아와 일본은 물론 역내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러시아의 경우 일본과의 관계 강화가 전략적 측면은 물론 정치,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첫째, 지정학적·전략적 관점에서 동아시아 역내에서의 운신의 폭 확대를 가능케 할 것이며, 이는 러시아가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강대국 입장에서 동방정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유리한 기반을 조성하게 할 것이다. 둘째,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에 대한 일본의 제재 강도를 완화시키고 일본을 통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난 극복과 국제적 고립 완화에 기여할 것이다. 러시아가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바라는 것은 바로 과도한 고립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셋째, 러시아 경제현대화에 필요한 일본의 첨단 과학기술 유입과 경제적 진출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경제발전을 촉진시킬 것이다. 넷째, 극동 시베리아와 일본과의 철도 및 도로, 에너지 망 연결로 동북아 내 물류 시스템 역량을 확충시킬 것이다. 다섯째, 과도한 중국 의존에 대한 부담 완화와 함께 중국의 급부상과 이에 따른 세력 확대를 견제할 지렛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러시아의 미래 부담을 더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안이다.

다음은 일본의 경우이다. 첫째, 전략적 관점에서 일본은 동아시아 역내에서 중국의 패권적 세력 팽창을 저지하고 러시아와의 영토문제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또한 일본은 러시아와의 적극적인 관계 형성으로 주요 외교 파트너인 미국 및 중국과의 상호 관계에서 자국의 입지를 보다 강화시킬 것이다. 셋째, 최근 일본의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성이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넷째, 자연스럽게 중·러 협력 강화를 제약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된다. 다섯째, 일본의 러시아에 대한 경협 플랜 시행은 극동 개발과 북극지역 참여를 촉진시킬 것이며, 일본의 유라시아 대륙 진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게 할 것이다. 여섯째,보다 중요한 것은 확고한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로서도 아태지역 에너지 수출을 중국에만 의존하는 형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와 관련 러시아와 일본은 지정학적 측면에서 역내 모두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와 일본은 아태지역에서 지역안보 구도, 중국의 부상, 북한 도발, 경제협력 등 역내 주요 현안과 관련 중요 행위자로서 공통의 이해와 책임을 공유하고 역할을 확대하는 한편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보다 확실하게 다지고 제고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강대국으로서 다양한 안보·경제 분야 협력 틀을 구축하여 역내 국가 간 신뢰를 강화하고 협력을 촉진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테러리즘, 해적 행위, 마약 밀수 등의 신안보 위협에 대한 능동적 대처 역량을 강화시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러·일 관계 강화는 4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동북아, 더 나아가 아태지역에서의 질서 변화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강한 미국 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대외정책에 따라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 미·러 관계가 개선될 지 여부와 영토문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 등이 관계 개선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일본은 영토문제 해결 등 일본 국익과 연계된 사안이라는 점과 중국 견제 효과라는 긍정적 측면을 들어 미국에 대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신정부 초기 때에는 미·러 양국 모두 새로운 관계설정을 서로 시도하려 할 것이라는 점에서 일·러 관계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 경우 러시아로서는 미국과의 협력적 요소가 강화되면 될수록 일본에 대해 다소나마 우위에 선 입장에서 관계 개선을 도모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에의 함의

이러한 관점에서 러·일 관계 개선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양국은 한반도 정세 안정과 번영을 도모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협력구도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협력구도는 강대국들의 이해가 걸려 있는 동아시아에서 역내 국가들의 분쟁 야기 등 일방의 독단적 행위를 적절히 견제하기도 하고, 대립적일 경우에는 주요 현안에 대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러·일관계 개선은 북한의 도발적 행위를 억제하고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조치 시행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할 시에는 중국의 과도한 군사적 개입 행위를 저지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인한 남북관계 단절, 역내 안보정세 불안,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 및 현대화에 대한 침체 분위기 형성 가능성 등 한반도 및 극동에서의 부정적 측면을 완화하고 해소하는 데 기여토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러·일 주도로 한·미·중과의 북핵 관련 5자 회담 주선이 가능해지는 등 북한문제에 관한 다양한 대화 재개 방안 모색 가능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일 관계 개선과 강화는 우리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 러시아의 주도로 극동 및 시베리아 지역 자원개발과 물류 현대화를 촉진시키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 구상과 진출의 효용성을 반감시킬 수 있다. 일본과 러시아의 철도, 도로, 에너지 망 연결은 결과적으로 남·북·러 3각 연결 협력을 무산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극동 시베리아지역에 대규모 일본 자본이 들어오면 일본은 선점 효과를 크게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도 일본과 상대적으로 한국의 극동개발 참여 등이 부진하다는 점을 들어 우리의 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러·일 관계 강화에 따른 긍·부정적 파급을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긍정적 측면은 긍정적 측면대로, 부정적 측면은 부정적 측면대로 선순환 되는 구도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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