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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③ 아시아 시장이 열린다-‘미국식 메가시티 ’ 中·인도는 신음중…“우린 스마트시티 원한다”

매경취재팀

2017.04.14

여시재는 매일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차세대 디지털혁명 시대 도시의 경제적 미래와 이것의 기반이 될 新문명의 가능성을 조망한 <신문명 도시가 미래다>시리즈를 기획,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신문명 도시가 미래다> 시리즈 순서
①도시가 미래다
②신문명 융합공간
③아시아 시장이 열린다
④준비안된 한국
⑤테스트 플랫폼부터 만들자
⑥‘시市·산産·학學’복합체

인도 최대, 지상 최대 공동 빨래터인 뭄바이의 ‘도비가트’ 전경. 인도 카스트제도 최하 신분인
수드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낙후 지역이다. 건너편에 서 있는 고층 빌딩군과
대조를 이룬다. [뭄바이 = 김연주 기자]

#1. 지난달 15일 찾은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에 위치한 소호(SOHO) 빌딩.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디자인한 세계적 건축가 고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이 건물은 차오양구 랜드마크로 통한다. 12만㎡ 대지에 계란 모양 입체형 디자인으로 지어진 소호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22세기를 살고 있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소호에서 불과 150m 떨어진 거리에는 판자촌을 연상하게 하는 슬럼가가 자리 잡고 있다. 악취가 나는 쓰레기 더미 옆에 낡은 자전거를 세워두고 10위안(1650원)짜리 도시락을 먹는 인부들 모습은 소호 빌딩과 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광경이라고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곳에서 만난 두안우시 씨(65)는 “공용 화장실에는 칸막이가 없고 집이 오래된 탓에 단수가 잘돼 종종 소호 빌딩 화장실을 이용한다”며 “빨리 집을 팔아버리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곳으로 이사갈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2. 인도 뭄바이는 출근시간은 물론 밤 10시까지 자동차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는 도시였다. 도시에 몰려든 기술 없는 농촌인구 대부분이 운수업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길거리에 나앉은 도시빈민 역시 부족한 주거시설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텐트도 없이 거리 곳곳을 집 삼아 생활한다. 그로 인한 위생 문제는 인도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다. 유엔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매년 6억2600만명이 오염된 수자원에 노출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부족한 수처리 시설과 사용 인구 과다, 노후된 수도관 상황으로 인해 오염된 식수를 섭취하는 인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도시들이 신음 중이다. ‘미국식 메가시티’ 모델이 무분별하게 수입돼 중국, 인도 도시들은 양적 팽창의 한계에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을 활용해 지속 가능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나타나는 도시 모델이 시급한 이유다. 실제로 베이징뿐만 아니라 매일경제가 여시재와 함께 둘러본 중국 톈진 등 7개 도시도 마찬가지였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이제 ‘삶의 질’에 대한 각성을 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 도시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은 양적 공급과 질적 수요가 상호 간극을 좁혀 나가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

중국이 2020년까지 샤오캉사회(小康社會·의식주 문제가 해결된 다소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내놓은 ‘쓰화퉁부(四化同步·4가지 보조를 맞춰야 할 전략)’ 가운데 ‘신형 도시화’ 전략은 ‘삶의 질’ 제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전을 창신(창업과 혁신) 도시로, 톈진을 생태문명 도시로 탈바꿈시킨 움직임도 신형 도시화 전략의 성과다.

중국은 2015년 정부공작보고에서 ‘국토균형 발전 3대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성), 일대일로, 장강경제벨트 등으로 이뤄진 국토 개발 프로젝트를 ‘싼거즈청다이(三個支撑帶·3개의 떠받치는 지역)’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선전, 상하이 푸둥에 이어 베이징 남서쪽에 위치한 슝안 지역을 국가급 신구로 지정해 투자 붐을 예고했다. 중국에서는 민간 부문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도 활발하다. 중국보험자산관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차이나라이프 등 중국 보험사들이 중국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 651개 항목에 1조6525억위안을 투자했다.

장짜오밍 여시재 도시개발팀 연구원은 “협조, 녹색, 개방, 공향, 창신 발전이라는 중국 5대 발전 이념 속에 답이 있다”며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문화적 가치와 풍요로움을 지향하는 도시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역시 이런 면에서 상황이 비슷하다. 2001년도 인구조사 때 20% 초반대였던 인도 도시화율은 2011년 조사에서 32%를 기록했다. 이에 뉴델리, 뭄바이, 콜카타, 첸나이 등 대도시는 물론 주변 위성도시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인도의 도시 문제는 도시의 수용능력을 넘어선 인구 급증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지역 10위 안에 인도의 뭄바이·콜카타·첸나이가 모두 든다. 2011년 인도의 대도시 인구조사에 의하면 뭄바이의 인구수는 2074만8000명이다. 산업화와 인구의 도시 집중은 서로가 서로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도시의 인구 증가는 교통, 상하수도, 전기, 주택 부족과 공해 등 도시 문제를 발생하게 한다.

인도에서 이제 도시의 개념 재정립은 필수가 되었다. 2014년 출범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정부는 ‘100개 스마트시티 계획’을 추진하며 5년간 76억달러 투자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인도에서 스마트시티 계획이란 신도시 개발계획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을 설계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공동체의식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 모델은 인도에 너무나 필요한 상태다.

(김대기 / 김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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