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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② 신문명 융합공간-싱가포르, 가상현실로 육교 최적지 찾는다

김연주

2017.04.10

여시재는 매일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차세대 디지털혁명 시대 도시의 경제적 미래와 이것의 기반이 될 新문명의 가능성을 조망한 <신문명 도시가 미래다>시리즈를 기획,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신문명 도시가 미래다> 시리즈 순서
①도시가 미래다
②신문명 융합공간
③아시아 시장이 열린다
④준비안된 한국
⑤테스트 플랫폼부터 만들자
⑥‘시市·산産·학學’복합체

싱가포르 지하철에는 출입문마다 ‘지속가능한 싱가포르(Sustainable Singapore)’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 2015년부터 싱가포르 정부가 시작한 에너지, 수자원, 폐기물 등 5대 분야 정부 정책을 소개하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쓰레기 줍기’ 캠페인이 아니다. 한정된 도시공간과 자원을 어떻게 잘 활용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을 만들지 아이디어와 기술을 융합하는 과정이다.이 과정에서 수많은 새로운 시도, 즉 ‘실험’들이 나타난다.

3D(3차원) 솔루션 전문기업 다쏘시스템이 개발한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도 그 실험 중 하나다.

“이 도시에 새로운 육교를 지으려고 합니다. 어디가 가장 편리할까요?” 파브리스 세르방 다쏘시스템 전략 프로그램 디렉터가 대형 모니터에 펼쳐진 싱가포르 도심의 도로 여러 곳을 누른다. 사람들 동선이 여러 개 선으로 나타난다. 도보 이용자뿐만 아니라 휠체어 이용자 동선도 볼 수 있다.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는 다쏘시스템이 개발한 3D 플랫폼에 싱가포르 전 국토를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사업이다. 2014년 12월에 시작해 2018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3D 모델링,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측 분석 등 첨단 기술들이 융합된다. ‘디지털 쌍둥이’라는 애칭처럼 사람들은 버추얼 싱가포르를 통해 도시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을 포착하고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구 증가, 새로운 건축, 주요 행사, 사건들을 예측해서 미래 도시의 진화 시뮬레이션까지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단순히 건물 인프라뿐만 아니라 ‘녹지’ 등 도시 생활의 모든 측면을 가상화한다. 심어 있는 나무의 높이, 개수까지도 말이다.

이 밖에도 싱가포르는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이 대거 몰려 있는 신도시 ‘원노스’에는 무인택시 시범 테스트가 한창이다. 난양공대에서는 로봇 선생님도 만날 수 있다. 문승기 난양공대 교수는 “반복적 질문 같은 경우 일일이 교수가 답할 필요가 없다”며 “그 대신 교수는 훨씬 논쟁적인 토론을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 인근에서 말레이시아·중국 퓨전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칠리 파디 논야 카페’는 로봇 웨이터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실험 정신은 정부가 기술과 인력을 융합하겠다고 표방한 정책에서 시작됐다. 2014년 11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미래 10년 비전으로 ‘스마트네이션(Smart Nation)’을 선포한 뒤 정부 구조도 완전 바뀌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또 통신 담당 정부기구와 미디어 담당 정부기구를 구조조정해 통신기술과 IoT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네이션 인프라와 플랫폼을 구축하는 ‘거브테크’라는 정부 기구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들 정부 기구는 ‘오픈 데이터’ 정책을 표방해 제약 없이 정보를 모으고 이를 공공재로 전환해 모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어떤 정책을 수립할 때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시민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세르방 디렉터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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