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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힘’의 시대, 도시의 미래를 묻다: 이언 골딘 옥스퍼드대 교수 대담

최원정 연구위원 · 안솔비 연구원 (태재미래전략연구원)

2024.09.24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도시의 재구성

‘초연결 시대’다. 무한대의 접속이 가능해졌지만 개개인의 고립과 단절은 심화되고 있다. 공동체의 결속력은 약해지고 다른 집단을 향한 혐오는 커지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며 공익을 추구해야 할 정치 집단은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국제 사회의 상황도 암담하다. 팬데믹과 이어진 전쟁, 기후 위기 등은 글로벌 경제를 타격했다. 그 피해는 빈곤국과 사회 최약층의 생존을 더 크게 위협한다. 글로벌 협력이 절실하지만 미·중 간 패권 경쟁 속에서 각국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현재 인류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큰 번영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갈등과 분열을 키워 인류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도 안고 있다. 번영과 몰락, 그 기로에 선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은 글로벌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다학제 연구소 옥스퍼드 마틴 스쿨의 창립이사이자 세계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이언 골딘 교수를 만나 인류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골딘 교수는 국제 경제 분야의 권위자로, 팬데믹 이전에 이미 초연결 사회의 명과 암을 조망하며 세계가 전염병 등의 위험성에 취약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저서 『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서는 건강한 도시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사회는 ‘연결’을 넘어선 ‘얽힘’
연결은 끊을 수 있지만 얽힌 상태에서는 혼자 탈출 어려워

Q. 이번에 세계지식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에 방문했는데, 강연 제목이 ‘연결에서 얽힘으로 From Connectivity to Entanglement’다. ‘얽힘’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세계화로 인해 사람, 상품, 정보가 쉽게 이동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연결이 가능해졌다. 지구에서 살고 있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더 이상 그 누구도 이 연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줬다. 사실 현대의 많은 문제가 그렇다. 2008년의 경제 위기가 그랬고, 지금 맞닥뜨린 기후 위기도 마찬가지다.

‘얽힘’이라는 표현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연결’은 개인이 자신의 선택으로 끊을 수 있는 상태다. 반면 ‘얽힘’은 혼자 떨어져 나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말하자면 전 세계인이 거대한 매듭에 같이 묶여있는 셈이다. 현재의 초연결 사회는 인류에게 크나큰 혁신과 번영을 가져다주었지만, 그만큼 시스템적인 위험 요소도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일종의 복잡계가 된 것이다. 이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타난 인류 역사상 처음 경험하는 현상이다.

‘너의 문제가 나의 문제’라는 공동체 의식 고양해야
개인 간 연대가 공동 번영을 좌우

Q. 최근의 저서 『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에서 문명의 발전은 기술 혁신과 더불어 새로운 신념 체계가 수반되어야 일어난다는 관찰이 흥미로웠다. 현대 사회는 눈부신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목도하고 있다. 문명의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기에 더해야 할 새로운 신념 체계는 무엇일까?

A. 다시 ‘얽힘’이라는 키워드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모두가 서로 얽혀있는 상태에서는 상호 책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얽힘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작은 행동, 국가와 기업의 정책 변화 하나하나가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마거릿 대처는 “사회라는 것은 없다. 오직 개별 남녀와 가족만 있을 뿐”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개별 남녀도 결국 그들이 속한 사회만큼 번영한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관계 욕구를 지닌 사회적 동물이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종이다. 우리가 얼마나 연대하느냐가 공동의 번영을 좌우한다.

지난 십수 년간 우리 문명의 발전을 이끈 신념 체계는 ‘자본’이다. 개인과 기업, 국가 모두 철저한 자본의 논리로 움직여왔으며 이는 기술 발전의 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눈부신 기술적 혁신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심화한 불평등을 보면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자본만이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정하는 상황도 바람직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팬데믹, 또 다른 경제 위기, 임박한 기후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얽힘의 사회’를 이해하고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Q.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며 인류가 직면한 여러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단위로 ‘도시’를 꼽았다. 특별히 도시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시 간은 물론이고 도시 안에서도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에 희망을 걸 이유가 있는가?

A. 아주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이미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특히 유럽이나 한국처럼 혼자 사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는 곳에서는 전통적인 가족 관계의 부재를 메우고 공동체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고민이다. ‘15분 도시’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다양성이 담보된 도시는 기술적, 사회적 혁신이 일어나기에 최적화된 장소다.

인류 번영을 위한 도시의 미래
‘15분 도시’ 통해 공동체 이끄는 허브로 도약

프랑스 파리에서 추진 중인 ‘15분 도시’ 콘셉트.
집으로부터 15분 내에서 교육, 경제활동, 쇼핑, 휴식, 문화생활, 의료, 운동 등 활동이 가능한 도시 공간을 의미한다.
(출처: Paris en Commun)

‘15분 도시’란 2016년 파리협약 시기에 카를로스 모레노 파리 제1대학 교수가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시민이 도보, 자전거, 또는 대중교통으로 15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반경 속에서 생활에 필수적인 기본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주거, 업무, 유휴 공간 등 사방에 시민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교차점을 만들고, 도시의 인프라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제안된 바 있다.

Q. ‘15분 도시’가 사회 안에서 연대 의식을 강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소도시 중심으로 도시가 개편되어야 한다는 뜻인가? 서울이나 런던,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도 ‘15분 도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가?

A. ‘15분 도시’가 꼭 소도시여야 할 필요는 없다. 도시의 규모에는 제한이 없다. 대도시에서도 충분히 정책적으로 15분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파리는 프랑스의 압도적인 제1 도시지만 15분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 측면에서 보더라도, 대중교통 시설이 잘 갖춰진 대도시에서는 시골에 비해 1인당 탄소 배출량이 훨씬 낮다.

글로벌 경제가 지식 기반 경제로 이행하면서 ‘장소’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쇠퇴했다. 이제는 특정 도시의 지리적 이점보다 ‘과연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할 만한 곳인가’를 더 생각해야 하는 때가 왔다. 정부가 만약 15분 도시 설계를 우선순위에 놓고, 구역마다 시민이 충분히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들을 배치한다면 삶의 질과 만족도가 상승하고 연대 의식이 늘어날 것이다. 식당에서, 산책길에, 청소년센터에서 등등 자주 마주쳐 ‘이웃’들의 얼굴을 익히면 자연스레 공동체 의식이 생긴다. ‘나’의 행동이 내가 사는 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느끼게 되고, 이는 ‘얽힘’의 사회와 연결된다.

앞서 말했듯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대면의 경험이 공동체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비슷한 맥락에서 100% 원격근무보다는 혼합형 근무 제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회 초년생에게는 그가 속한 조직 문화를 어깨너머 익힐 수 있는 ‘견습’ 기간이 필요한데, 모든 상호작용이 온라인으로 대체된 경우에는 그런 경험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15분 도시가 방금 설명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려면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 바로 다양성이다. 오늘날 몇몇 도시처럼 특정 산업에 특화된 구역으로 나뉘는 것은 좋지 않다. AI 회사가 있으면 그 옆에는 체육관도 있고, 식당도 있어야 한다. 만약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모두 AI 회사 직원이고 근처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출퇴근에 두 시간 이상이 걸린다면 의미가 없다. 15분 도시는 특정 집단이 아닌, 모두를 위한 15분 도시여야 한다.

Q. 문명사의 중심은 도시에서 제국으로, 다시 현대의 국민국가로 단위를 옮겨 갔다. 최근에는 국민국가 시스템의 여러 허점이 지목되며 도시에 자체의 거버넌스 체계를 부여하는 차터 시티(Charter city) 운동이 나오기도 했다. 문명의 단위가 다시 도시로 돌아올 수 있다고 보는가?

A. 현재 국민국가 시스템이나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 협력 모델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것들이 발명되었을 당시의 상황은 21세기의 상황과 현저히 다르다.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이 작동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국가 시스템에 있다. 여러모로 답답한 작금의 상황 속에서 도시들이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맞다. 시 정부 간의 협력은 국가 간 협력보다 가볍고 용이하다. 지금처럼 국제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때에는 특히나 도시 네트워크가 팬데믹이나 기후 위기와 같은 시급한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도시가 국민국가 시스템을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불균형한 세액 문제가 크다. 15분 도시가 대도시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듯, 도시 네트워크와 국민국가 시스템 역시 상충하지 않는다. 차터 시티 운동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도시가 차터 시티가 된다면 그건 마치 고대의 도시국가 지형의 제로섬 게임과 같다. 도시 간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국가 정부가 각 도시의 세액을 적절히 분배한다면 공동의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당장은 부유한 도시의 시민들에게 불리해 보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가 전체의 경제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즉, 문명의 단위가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국가 시스템의 허점을 메우는 데 도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Cities Climate Leadership Group 같은 협의체나 빈곤 퇴치를 위한 Cities Alliance가 한 예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도시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쟁취해야 한다. 도시 정부에서 가용할 수 있는 세액을 늘리고, 국방과 보편 복지, 사법권 등을 지닌 중앙 정부와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옥스퍼드 마틴 스쿨 모델: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위해 학제간 융합 강조

(왼)영국 옥스퍼드 마틴 스쿨 전경 / (오)"세상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는다"는 마틴 스쿨의 미션 (출처: 안솔비)

이언 골딘 교수는 옥스퍼드 마틴 스쿨(Oxford Martin School)의 창립이사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옥스퍼드 마틴 스쿨은 2005년 사업가 제임스 마틴이 옥스퍼드 대학 900년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을 기부하여 창립되었다. Future of Humanity Institute 등 걸출한 연구기관의 모 기관이기도 하다. AI의 등장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지식생태계 속에서 마틴 스쿨을 위시한 대학과 싱크탱크의 역할을 물었다.

Q.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대학이나 싱크탱크 등 전통적인 지식 생산 기관들의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수많은 기관 중에서 마틴 스쿨은 특히나 눈에 띄는 기관이다. 다른 기관과 마틴 스쿨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마틴 스쿨을 창립하고 오랜 기간 운영해 온 사람으로서, 현시대 지식 생산 기관의 의미를 어떻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 마틴 스쿨은 독특한 곳이다. 옥스퍼드 대학이라는 유구한 전통을 지닌 학교에 적을 두고 있지만, 설립을 위해 자금을 기부한 제임스 마틴은 탁월한 사업가였다. 보통 대학의 연구소는 논문을 성과로 내세우지만 마틴은 처음부터 논문이 아닌 실질적 ‘솔루션’을 요구했다.

학문의 수준이 높아지고 전문성이 올라갈수록 그 분야에 갇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저명한 논문 저널만 읽어보더라도, 그 분야에 해박한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전문 용어로 가득하다. 그럴수록 현실 세계와 멀어지기 십상이다. 현실 세계의 문제는 한 분야로 딱 떨어지지 않는다. 최소 스무 개 분야의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야 풀릴까 말까다. 쉬운 예시로 암 진단과 치료가 있다. 한 환자를 두고 얼마나 많은 과의 의사들이 모여서 회의하는지 생각해 보라.

마틴 스쿨에서는 네 가지의 정확한 기준을 두고 프로젝트를 선발한다. 첫째, 글로벌한 문제인가? 둘째,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가 참여하는가? 셋째, 연구를 통해 문제 해결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가? 넷째, 다른 곳이 아닌 옥스퍼드 마틴 스쿨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인가? 여기에는 마틴 스쿨 내의 지식생태계에 어떤 것을 기여할 수 있는지도 포함된다. 질문의 답이 충족되면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꾸린다. 펀딩은 최소 2년에서 최대 10년까지만 가능하다. 충분히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주되 유연하고 민첩한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다. 현재도 3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지식 생산 기관은 특정 분야 전문가들만의 사일로에 갇혀서는 안 된다. 복잡계가 되어버린 ‘얽힘’의 사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현실 세계와 연결하고, 글로벌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의미 없는 정보, 다시 말해 노이즈의 증가로 이어질 위험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정보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싱크탱크들은 특히나 양질의 정보를 취득하고 분별하는 역할에 능동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한 걸음 물러나 현실을 직시할 때
비로소 낙관의 여지 생겨나

Q. 오늘날 인류는 전례 없는 높은 수준의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동시에 기후 재난, 팬데믹, 전쟁 등 여러 암울한 소식이 가득하며, 전 세계적으로 현세대는 전 세대보다 불우한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지혜가 있는가?

A.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얽힘’의 명과 암이다. 눈부신 발전과 부작용이 함께 간다. 청년 세대가 느끼는 불안과 절망에도 깊이 공감한다.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한 걸음 물러나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현실의 그림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되, 분명히 진보하고 있는 부분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당면한 문제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미래는 한두 명으로 바뀌지 않는다. 마치 거대한 욕조를 채우는 일과 같다. 모두 한데 얽힌 세상 속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을 이해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행동할 때, 한 방울 한 방울의 물이 모여 어느새 가득 차 있는 욕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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