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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중심의 진료에서 개인·집·커뮤니티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로: 포럼 <AI 시대, 의료의 길을 묻다>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며 촉발된 의료 파업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오히려 악화일로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출구를 찾기 어려운 갈등 상황 속에서 한국 의료가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해법을 찾고 미래를 준비하는 심도 있는 논의는 요원한 일로 보인다. 그러나 디지털 의료 기술의 혁신적 발전 속에서 전면적인 의료 시스템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AI시대에 걸맞는 미래 의료 모델을 만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은 6월 11일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포럼 〈AI 시대, 의료의 길을 묻다〉를 개최했다.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스마트 건강도시와 AI 시대의 미래 의료 체계’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으며, 박선영 루닛 사업전략실장과 강성지 웰트 대표,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장이 토론에 참여해 미래 의료 시스템의 청사진을 그렸다.
김성환 태재미래전략연구원장은 환영사에서 AI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미래 의료 모델을 함께 상상해 보고, 이 모델이 긍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자리로 이번 포럼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1. 기조발제: 스마트 건강도시와 AI 시대의 미래 의료 체계 -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디지털 디바이스로 수집한 의료 정보가 지역 단위 의료시스템과 연계
생성형AI에게 사이버 닥터 역할 기대는 아직 위험해
과거 전통적인 방식으로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전략은 한계에 부딪혔음을 시대가 말해주고 있다. 미래 한국의 의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깊이 있게 고민하고, 실천하고, 모범을 보일 때가 왔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현재 17%를 넘었고, 2050년이면 40%에 육박한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그에 따른 질병의 패턴과 질병에 들어가는 재정의 변화를 수반한다. 이런 와중에 지역별 의료 격차 역시 심각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래 사회를 견인할 수 있는 도시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른바 강소도시를 기반으로 ▲스마트 리빙 인프라 ▲디지털 기술 ▲네트워크 의료체계 ▲커뮤니티 케어 ▲스마트 교육의 요소를 결합한 스마트 건강 도시이다.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환자가 병원을 찾아오는 방식의 의료 서비스는 한계가 있다. 환자를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서비스의 기술적 기반은 역시 디지털이며, 그 중심은 집과 커뮤니티다.
지금까지의 의료 시스템은 몇몇 대학 병원과 대형 병원을 첨단화하고 사람들이 병원에 찾아오게 하는 방식이었다. 미래의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 나와 집과 커뮤니티가 함께 유기적인 의료 서비스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마다 집에서 여러 도구로 모니터링한 의료 정보가 커뮤니티 단위의 의료 시스템과 연계되고, 필요시 상급 병원에 해당 데이터를 넘겨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네트워크 안에서 자유로운 정보 교류가 이뤄지면 중복 검사 없는 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는 각 도시의 크기와 주거 형태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전까지는 4인 가족을 보편적인 주거 형태로 보았지만 현재 서울의 경우 1인, 2인 가구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집, 동네, 마을, 도시, 대도시의 단위 별로 스마트 홈, 스마트 건강관리센터, 주치의센터, 스마트 커뮤니티병원, 3차 종합병원으로 넘어가는 것이 미래 의료 체계의 핵심이다.
건강한 사람이 질병이 생기기 전에 매일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생겼을 때 재빠르게 알아챌 수 있는 디지털 기술과 도구는 이미 많이 있다. 응급사고 발생 시 인지하고 신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AI 기술을 접목하여 간단한 진단을 내리고 이송 중에도 필요한 조치를 바로 취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AI 기반의 홈 건강관리 시스템이 생활 속에서 얻어지는 여러 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며 코칭한다면 질병을 예방하고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디바이스는 이미 충분히 나와있으나 현재는 의료 시스템 내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분절되어 있다. 어떻게 이것을 통합하여 의료 시스템 안에 녹여낼 것인가가 미래 의료 시스템의 핵심적인 내용과 방향이다.
개인의 일상 데이터를 분석하여 건강을 관리하는 일은 심각한 개인 정보 침해를 유발할 수 있다. 국가나 기업 등 하나의 주체가 데이터를 통제하는 중앙집권적 시스템은 바람직하지 않다. POD(Personal Online Datastore)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각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소장 및 관리하며 필요에 의해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생성형 AI가 AI 주치의, 사이버 닥터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의학적 진단은 정확해야 한다. 의료 분야는 작은 실수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오류도 치명적이다. 현재 사회의 표준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AI와 현실이 상호작용을 지속해야 한다.
집에서 디바이스를 이용한 건강 관리가 지역 의료로, 또 필요한 경우 대형 병원까지 연계될 수 있는 것이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 모형’의 핵심이며 현재의 건강관리 의료서비스 시스템이 지닌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이다. 실제 구현 사례를 위해 제주도에서 실험을 이어 나가고 있다.
2. 주제 토론 ① : 박선영 루닛 사업전략실장
AI 활용시 암 진단 정확도 개선, 의료분야 비용 절감 효과 기대
AI를 활용한 구체적인 공공의료 혁신의 가치와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예방, 진단, 치료 등 의료 전 분야에 걸쳐 ICT나 AI 기술을 접목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및 시스템을 말한다. 크게 ▲원격 의료 ▲인공지능 ▲디지털 치료제 분야로 나뉜다. 팬데믹 이후로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시장성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고 각국의 정부에서도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AI 활용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개발도상국은 개발도상국대로 의료 인프라에 대한 여러 고민이 있고,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그 고민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 같다. 선진국의 경우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할 때 가장 피해를 보는 취약 계층과 의료 사각지대를 보완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고 개발도상국의 경우 건강보험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면서 국민들이 체감할만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관심이 있다.
유방암의 경우 여성암 발생빈도 1위인데 진단이 빠를수록 생존율이 높아진다. 그런데 치밀 유방일 경우 판독 난이도가 높아 재검사가 많이 발생하고 진단을 내리는게 까다롭다. 또한 폐질환의 경우에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고, 치료 지연 시 높은 질병 부담이 발생한다. 임상적으로 악성 폐결절이나 유방암 진단에서 전문의 단독으로 진단하는 것보다 AI 솔루션을 활용했을 때 진단의 정확성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호주에서는 루닛 AI 솔루션을 도입해 국가유방암검진 사업을 진행 중이고, 스웨덴 의료기관에서는 국영 유방암검진 영상의학과 의료진 한 명을 루닛 AI로 대체하여 진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미 2021년에 루닛의 AI를 만 15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전문의를 대신해 결핵 진단을 내일 수 있는 솔루션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처럼 의료 AI를 도입한 디지털 헬스케어는 공공의료 부문의 비용을 절감하고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 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공공의료에 접목하면 더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 인공지능 케어 센터를 보건소에 만들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건강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 병원과 연계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루닛 역시 현재 정부 기관과 협업하여 AI기반 경기 서북부 응급의료시스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3. 주제 토론 ② : 강성지 웰트 대표
병원 안과 밖의 데이터에 맥락 부여해 환자 중심의 초정밀 의료 가능해져
20년 뒤 최고의 병원은 어디일까? 답은 ‘지금 없는 병원’이다. 질문을 바꿔서 지금 최고의 마트는 어디냐고 묻는다면 ‘쿠팡’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20년 전 ‘쿠팡’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20년 후 최고의 병원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 쿠팡이 소비자 중심으로 물류와 유통망을 개편했듯이 미래 최고의 병원도 소비자를 찾아가는 병원이 될 것이다.
사람을 찾아가는 디지털 의료가 이루어지려면 병원 밖과 병원 안의 의료가 연결되어야 하는데 현재는 그렇지 않다. 웰트는 ‘불면증’이라는 특정 질환으로 좁혀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을 해봤다. 예를 들어 불면증 진단을 받은 환자가 있으면, 웰트의 앱 안에서 병원 안과 밖의 데이터가 연결된다. 평소 오후에 커피를 사는 행동이 데이터로 남아있다면, 앱에서 불면증의 원인으로 오후 커피가 유력하니 커피를 오전에 마시라고 조언해 주는 것이다. 낮에 활동량이 적고 실내에만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 30분간 산책하러 나가라고 조언을 해줄 수도 있다. 이미 우리 일상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데이터에 ‘불면증’이라는 맥락을 부여하고 의미를 도출하는 치료 접근법이다.
웰트는 앞으로 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AI 에이전트다. 계산 능력(computation power)이 향상하면서 환자의 삶을 일상에서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AI 기술이 추가되면 이제 주치의를 만나는 시간뿐만 아니라 일상을 분 단위로 추적해 5년 후가 아닌 5시간 후의 예후를 예측하게 될 것이다. 현실 의사의 축적된 노하우는 은퇴하면 상당 부분 사라지지만, AI 에이전트의 노하우는 데이터로 남아 더 발전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디지털 융합 의학품이다. 디지털 기술로 약, 의료기기, 의료진 등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이다. 지금의 복약 시스템은 환자를 병원 외래 스케줄에 맞추는 방식이다. 병원에 두 달 뒤에 가야 하면 두 달 동안 아침, 저녁으로 복용할 약을 처방받는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이러한 공급자 중심적인 의료 시스템에서 탈피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소비자 중심의 초정밀 의료가 가능해진다.
4. 주제 토론 ③ :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소장
AI 기술의 의료 서비스 활용 확대를 위한 치열한 고민 필요
챗GPT 기반으로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의료는 비대면 의료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등 모든 산업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낙후되어 있다.
MS 오피스에서 코파일럿을 도입해 사무 업무의 효율을 크게 상승시킨 것처럼, 의료 부문에서도 AI를 활용하면 훨씬 더 효율적인 진료가 가능하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진료 기록을 자동으로 남겨주는 AI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으며 2024년 6월 기준으로 이미 미국의 3천여 개 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네이버 헬스케어랩에 들어가기 전, 의사로 근무하면서 보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누가 나 좀 더 도와줄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네이버 내에서 AI 의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병원 방문을 예약하면 문자를 통해 문진 내용을 미리 작성할 수 있으며 사진과 동영상도 업로드할 수 있다. AI를 통해 1차 분석과 의료 노트도 작성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 모두 효율을 높여주는 솔루션이다.
홍윤철 교수 말씀처럼 고령화 사회의 인구 구조 변화는 의료 서비스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래 의료에는 간호사나 요양사 등 사회복지 역할을 하는 인력이 중요해질 텐데, 무한정으로 사회복지사를 고용할 수는 없다. 이 부분에도 AI가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네이버가 서비스하고 있는 ‘클로바케어콜 서비스’는 오늘날 7,000명 이상의 어르신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전국 120여 개의 지자체에서 사용 중이다. AI가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인간 사회복지사와 연결해 준다. 사회복지사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어르신들의 상태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제때 필요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초 AI 복지 서비스이다. 가까운 미래에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진, 음성, 영상 등을 생성하고 분석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이 강화되면 활용가능성 역시 확대될 것이다.
오늘의 AI 기술을 보면 “here to stay”라는 영어 구문이 떠오른다. AI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국은 네이버 등 자국의 빅테크 기업이 자체 엔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이 기술을 한국 사회에 어떻게 접목해서 활용할지, 싱크탱크와 전문가들의 더욱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5. 자유 토론 및 청중 질의
Q. 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한 기반 기술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여러 기관이 이미 있는데도 이들 사이의 연계가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
결국에는 데이터 관리의 문제로 귀결된다. 데이터를 어떻게 표준화하고 연계할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하고, 병원이 가지고 있는 양질의 밀도 높은 데이터를 일상의 작은 데이터로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만보기,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의료 데이터를 모으는 기술은 많은데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정리할지 합의된 기준이 없다. 분절된 수많은 정보를 ‘나’를 중심에 두고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 관리보다 좀 더 상위 개념으로 생각해 보자면 점점 더 고령화되는 한국 사회에서는 앞으로 더 늘어날 90세 이상 초고령자들을 위한 미래 의료 방향성을 고민하는 것이 미래 국가 의료 시스템에 대한 방향성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대면 진료, 필수 의료와 같은 단편적인 이슈를 통합하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여 ‘초고령 사회’라는 현실을 준비하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Q. OECD 기준 의료비를 GDP 대비 10% 이상 내는 국가는 미국과 한국뿐이다. 2030년에는 16%로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 의료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현안으로 꼽힌다. 해당 분야의 기업들은 어떻게 수익을 내야 할까?
GDP 중 의료비 지출이 10%를 넘는 것 자체가 꼭 나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GDP 대비 16%의 의료비 지출을 통해 의료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이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의료는 복지이지만 한편으로는 산업이기도 하다. 한국 최고의 인재와 수재들이 다 의대에 가는데 왜 한국의 의료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언어의 장벽이 가장 크다. 그런데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의료인의 물리적, 언어적 장벽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의료 서비스는 분명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96% 이상이 해외 시장이다. 이런 환경을 잘 활용하면 기업이 수익을 더 낼 수 있을 것이다. 의료 기업들로 인해 전반적인 의료비 효율이 향상한다면 정부의 재정도 덜 투입할 수 있다. 기업의 이익이 정부의 이익이 되고, 그 이익이 환자에게로 돌아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Q. 한국 AI 의료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AI 의료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AI의 부정적 영향이나 위험한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국내 AI 의료 수준은 상당히 높다. 순수한 AI 개발 기술의 수준도 높고, 한국 의료 서비스 특성상 표준화 된 질 좋은 의료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다만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멀티모달 기능을 수행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셋 구축이 필요하고, 우수한 딥러닝 인력과 의료 데이터를 중심으로 해외 우수 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루닛의 예를 들자면 현재 100여 개의 해외 기관과 임상과 개발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의료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해당 지역의 규제와 특성을 파악하고 데이터셋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의학 부문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어 많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기술 개발도 보수적으로 진행되는 편이다. 임상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한다면 체감할 만한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Q. AI 시대에 의료 인력의 역할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의학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서 AI로 인한 인력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AI에 주도권을 넘겨주거나 배척하는 이분법적 솔루션은 답이 될 수 없다. 정치의 영역에서 동료 집단들과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며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보다 똑똑한 자식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부모 품을 떠난 자식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필요하다. 아직 AI가 인간의 능력에 미치지 못할 때 어떻게 가이드를 할지 고민해야 하고, AI가 우리를 능가하는 정도로 발전했을 때 AI가 제시하는 솔루션을 어떻게, 어느 정도로 받아들일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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