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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AI 시대, 대학의 길을 묻다>: “대학, 세상에 없는 것 만들어 내는 혁신가 키워내야”

태재미래전략연구원

2023.04.28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은 4월 26일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포럼 <AI 시대, 대학의 길을 묻다>를 개최했다.

오는 9월 개교를 앞둔 태재대학교, 조선일보와 공동 주관으로 개최한 이번 포럼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현 대학 교육이 직면한 한계를 살펴보고 미래형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대학의 혁신 방향과 새로운 교육 모델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오세정 전 서울대학교 총장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대학 교육’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으며, 미국 미네르바대학의 초대 학장을 지낸 스티븐 코슬린 교수와 김성일 고려대학교 사범대학장, 정제영 이화여자대학교 미래교육연구소장이 토론에 참여해 AI 시대 대학의 역할과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사회와 좌장은 김용학 전 연세대학교 총장이 맡았다.

이날 염재호 태재대학교 초대 총장은 축사를 통해 “인류 문명사가 대전환을 맞는 지금, 대학과 미래를 위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며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과 암묵지 개발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1. 기조발제: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대학 교육 (오세정 전 서울대학교 총장)

선진국 따라잡기를 목표로 한 지식습득 의미 잃어
개인의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 키워주는 대학변혁 시급
세상에 없는 것 만들어내는 혁신가 양성할 수 있어야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보여준 두 가지 사건이 있다. 첫째는 알파고의 등장이고 둘째는 최근의 챗GPT 출시다. 인간을 대체하기엔 한참 멀었다고 여겨지던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며 여러 빅테크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류가 결속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급격한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가 크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큰 기회일 수 있다. 과거엔 먼저 겪어서 잘 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나 그들(기존 선진국)이나 모두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변호사, 기자, 회계사, 교수, 중간관리자 등 사라지는 직업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없어지는 일자리를 예측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새로 생길 일자리를 예측하는 일이다. 굉장한 상상력이 필요한 일이다. 사람의 욕망이 있는 한 그에 맞는 직업은 생겨날 것이다. 분명한 건 우리가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교육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이며,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느냐에 맞춰 진행돼야 하는데 어떤 직업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의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한국 교육의 목적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최신 지식을 빨리 습득하여 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었다. 이제는 그런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알 수 없을뿐더러, 이미 쫓아갈 만큼 쫓아가 오히려 우리가 선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 인재상은 어떤 모습일까? 창의성과 ICT역량 등을 강조하는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증대할 것이다. 핵심 역량으로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력, 창의성과 혁신, 협동과 팀워크, 리더십, 문화를 넘나드는 이해, 소통과 정보, 미디어 독해력 등이 중요해진다. 그간의 대학교육은 전문지식 습득을 강조하면서 학제 내에서 전문 지식을 깊게 가르치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다. 앞으로는 넓게 보고, 달리 생각하고, 책 내용과 다른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필요해진다. 대학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혁신가들을 양성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1997년 포브스 인터뷰에서 “30년 뒤 대학 캠퍼스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실제로 이러닝이나 사이버대학교 등장에서 보듯 그런 추세는 진행형이다. 그러나 교육의 목적 구현에 있어 암묵적 지식의 전수에 유리한 개인 접촉의 중요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또한 거대 과학과 다학제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수십 명이 팀을 이뤄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의 중요성이 증가한다. 결국 엘리트 교육, 연구 중심의 대학은 살아남을 것이다. 반면 관계의 의미를 충족해주지 못하는 주변부 대학, 작은 대학들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역할은 사이버대학교나 맞춤화 된 지식을 공급하는 상업적 회사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

한국 대학은 첫째로는 경제발전 단계의 전환점을 맞아 과거 세웠던 인재양성의 모델을 탈피해야 한다. 교육의 최우선 목표를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필요한 미래 인재를 키우는 일’로 세우고 창의형 인재를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저출산 상황을 어떻게 타계할지 고민해야 한다. 현재의 인구 예측대로 가면, 2040년에는 수도권 대학 정원만으로 학령인구 전체를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학이 쇠락하면 지역사회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나서서 대학을 육성해야 한다. 좋은 대학이 지역사회를 살린다.

흔히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겨지던 한국 교육의 현주소는 처참하다. 학생들은 공부가 재미 없고 취직이 어려운 현실에 절망한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에 버거워 한다. 기업들은 인재가 없다고 말하며, 교수들은 학생들이 취직에만 힘쓰는 현실을 지적한다. 서울대에 입학한 10~30% 학생이 심리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조사가 있다. 모두 전혀 행복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미래 인재상을 반영한 획기적인 패러다임 변화, 대학 입학 제도의 개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개인의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방향의 대학 변혁이 시급하다.


2. 주제 토론 1: Preparing for Prometheus –What We Need to Teach in the Age of AI (스티븐 코슬린 미국 미네르바대학 초대 학장)

AI는 인간 인지 능력을 확장하는 ‘인식 증폭기’
증폭기 잘 활용할 ‘인간-AI Loop’ 작동법 배워야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우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인공지능은 기능에 따라 특정 영역에서 기능하는 전용 인공지능(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과 범용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으로 나뉜다. 최근의 거대언어모델(LLM)은 AGI로 도약하는 중대한 과정으로, 우리는 본격적인 AGI 도래에 대비해야 한다.

AI는 이야기를 만들거나 패턴을 인지하는 우리의 능력을 강화시키며, 부족한 기억력이나 인지 기반을 보완하는 등 우리의 인지 능력을 확장하는 일종의 ‘인식 증폭기’이다. 이런 인식의 증폭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AI 루프(Loop)’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인간-AI 루프는 계획 · 요청 · 평가 · 대체의 순환고리이다. 계획과 평가는 인간의 ‘인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단계이고, 요청과 대체는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의 영역이다. 이 루프를 효율적으로, 책임성 있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계획과 평가 단계마다 목표 설정과 개선이 추가되어 총 네 가지 인지적 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창의적-비판적 사고(Creative Critical Thinking)를 길러야 한다. 비판적 사고는 분석하고 평가하는 능력이며, 창의적인 사고는 쓸모 있는 해결책과 시나리오를 구성해내는 능력이다. 비판적 사고는 문제 정의, 데이터 선별, 정보의 신빙성 검증, 분석, 논증의 평가, 인과성의 구축, 윤리적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포괄한다. 창의적 사고는 장애물을 극복 또는 우회하는 다양한 대안 모색과 발상의 전환을 포함한다. 두 기능은 고도의 상호 작용 과정 속에서 서로 연관을 맺으며, 이는 ‘인간-AI 루프’의 목표 설정과 계획, 평가, 개선 전 절차에서 유용하다.

창의적-비판적 사고의 기능적 측면과 더불어, 인문학적 지식과 소양 또한 가르쳐야 하는 실용적인 이유가 있다. 인문학적 지식은 ‘왜’를 파고든다. 우리가 왜 루프를 사용하길 원하는지, 왜 우리가 특정한 문제나 물음을 제기하려 하는지의 핵심에는 인문학적 가치가 있다.

다만, AI 시대를 맞아 교양과 인문학을 가르칠 때의 강조점은 달라질 수 있다. 역사가들을 인터뷰해보면 역사를 가르치는 구체적인 목표, 목적에 대해 합의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역사 공부는 인간의 본성에 초점을 맞춘, 심리학계에서 다루지 않는 심리학의 한 유형이다. 역사학에서 던지는 핵심 질문은 환경적 특성과 사건들이 인간 본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이는 유전학에서 다루는 반응의 범위 모델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유전자는 가능성의 범위를 한정하지만, 환경이 그 범위 내에서의 구체적인 위치를 결정한다. 비슷한 관점에서, 인문학은 학생들에게 인간 본성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문학, 역사, 예술). 학생들은 자신의 본성과 문화, 환경의 조건 내 가능성의 범위를 이해하고(사회과학), 스스로 원하는 바의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AI의 도움으로 도출한 데이터를 해석해서 ‘정보’로 전환하고, 그 정보에 맥락을 부여해서 ‘지식’으로 만들고, 또 그 지식을 더 넓은 관점으로 조망하여 ‘지혜’로 만드는 과정엔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인간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정리하면, 우리는 학생들에게 1) 인간-AI 루프와 상호작용의 방식, 2) 루프를 효과적, 효율적, 책임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비판적 사고, 3) 인간-AI 루프를 보다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돕는 렌즈가 될 수 있는 넓은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가르치고 함양해야 한다. 인간은 AI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끌 수 있어야 한다.


3. 주제토론 2: Redesigning the University Developing Agentic Minds (김성일 고려대학교 사범대학장)

비판적 질문으로 얻은 정보를 통해 창의적 문제 해결
주체적 사고를 할 줄 아는 ‘Agentic Mind’ 중요

AI 시대의 대학을 이야기하기 위해 행위주체성을 강조하는 ‘Agentic Mind’ 함양 관점에서 대학 교육을 다뤄보려고 한다.

문명은 기술 발전의 토대 위에서 진보를 거듭해왔으나 인류가 당면한 문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이 생길 것이다. 교육의 역할은 이런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거나 예방하거나 최소화하는 데 있다.

궁극적으로 교육은 뇌에 변화를 주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두뇌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다. 인간의 두뇌는 사람마다 다르고 독특하다. 맥락에 크게 의존하고 재미, 흥미에 민감하고 자율적이다. 반면 일반적인 교육은 동질적이고 맥락과 단절되어 있는 지식을 주입하며, 흥미를 무시하고 통제하려 한다. 청소년기 후반에서 성인기 초반은 전전두엽이 크게 발달하는 시기다. 이 시기의 발달 과업은 절제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 찾아나갈 수 있도록 모험하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일이다. 대학 교육도 두뇌 발달과정에 맞춰 개편되어야 한다. 지금의 학과 교육 제도는 이에 맞지 않다.

AI는 지능의 확장이다. 그동안 인지 능력은 정보를 사람의 두뇌 속에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으나 이제 ‘여러 곳에 분산되어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언제 어떻게 꺼내서 활용하느냐’의 관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능이 개인과 개인 사이, 개인과 인공물 사이에 있는 개념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지능과 기계의 공진화가 주요하게 부상하면서 ‘초-개인화’와 ‘자동화’가 핵심 단어로 떠오르고 있다. 어떤 교사에게 배우고 싶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학생이 AI를 선택한다. 학생이 몇 번을 물어봐도 AI는 짜증내지 않고 친절하게 개인 학습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론 지능형 학습 체계(ITS)가 교육의 상당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챗GPT가 개인화되는 단계까지 가면 실제 개인 비서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AI가 먼저 나를 지도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차가 극대화된다. 지금처럼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정보를 주입하는 교육 방식에서는 개인차가 있어도 미미하지만, 인공지능을 개인화해서 활용하는 능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Agentic Mind, 주체적인 인간상이 중요하다.

Agentic Mind는 비판적 질문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협업하는 소통 능력으로 구성된다. 비판적 질문은 인지의 격차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격차를 느끼려면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교육의 지식 전달 측면이 아예 사라질 수는 없는 이유다. 격차를 파악하는 일은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계기로, 비판적 분석적 사고로 이어진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은 이런 비판적 질문으로 얻은 정보를 어떻게 연결하는냐의 문제다. 호기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탐험하며 이질적인 것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메타인지를 활용해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처음에 하려고 했었던 문제 해결과 일치하는지 검토해봐야 하며, 수많은 정보 속에서 어떤 정보가 더 중요한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지속하기 위한 동기와 인내심도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타인이든, 인공물이든 나와 다른 존재와 함께하는 소통 능력은 갈수록 더 중요해진다. 앞으로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공감 능력, 협업 능력 같은 사회·정서적 역량과 목표 관리, 감정 관리, 자기결정권 같은 동기 관리 역량을 키워야 한다.

세상의 모든 지식은 서술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으로 나눌 수 있다. 서술적 지식은 ‘무엇을 아느냐’라면 절차적 지식은 ‘어떻게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무언가를 이해하고 암기하는 서술적 지식의 중요성은 줄어들며, 어떻게 인생의 여러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의 절차적 지식이 더 중요해진다. 대학에서도 절차적 지식에 초점을 맞춰 평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응용하게 하는 전이(transfer)다. 그간의 교육은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추상적인 지식이라 전이가 일어나기 어려웠다. AI, 나아가 메타버스나 새로운 증강현실이 만드는 세계는 다양한 맥락을 미리 경험하게 해주고, 그로 인해 전이도 보다 쉽게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대학 수업은 프로젝트 기반으로 바뀌어야 한다.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설계하고 만들어내는 것은 경험을 통해 익혀야 하는 기술이다. 대학 교육은 이 기술을 훈련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것이다. 학과, 강의, 교실, 학점, 교수의 임기 보장 등은 사라지고 개인화된 ITS, 프로젝트 실행 공동체, 다양한 조언 및 지원을 제공하는 전문가들, 협동 학습을 위한 공간 등이 새롭게 나타날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인 만큼 대학은 새로운 학생군을 발굴해야 한다. 하나의 직업을 20년 간 수행한 뒤에 새로운 직업으로 이전을 원한다면 새로운 교육을 받아야 한다. 기존 대학의 연령 제한이 사라진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배움의 대열에 서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4. 주제토론 3: 미래 고등교육의 혁신 방향 (정제영 이화여자대학교 미래교육연구소장, 교육학과 교수)

Mass Personalization의 대학 4.0 시대
대학 혁신은 장벽을 허무는 것에서 시작

고등교육은 소수 귀족에만 허락되던 초기 대학 모델(1.0), 학문 중심의 비정형적 중세 유럽 모델(2.0)을 거쳐 산업화 이후 근대 미국식의 표준화된 학제를 지닌 종합대학의 모습으로 진화했다(3.0). 미래의 대학, 대학 4.0은 자율적, 융합형 학제, 융합 전공, 모듈형 학점제, 학생 개인의 성공과 유연한 디지털 학습 환경, 산학협력과 창업 확대의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은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겠지만, 어떤 이들에겐 상당한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이를 잘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격차는 커질 수 밖에 없다. AI가 사람의 일을 뺏는 것이 아니라 AI를 잘 쓰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상황이 나타난다. 가장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고령화와 평생학습 요구 증대,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등 고등교육 각 방면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성인 학습자들에게 중요한 키워드는 업스킬링(upskilling), 리스킬링(reskilling), 크로스 스킬링(cross skilling)이다.

대학의 혁신은 오프라인 수업 방식, 학과/전공 간 장벽, 대학 간 장벽, 시간과 공간의 장벽, 국가간 이동의 장벽, 학습자 연령의 장벽 등 6가지 장벽을 허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프라인 수업의 방식을 혁신하고 대학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기존 수업 내용을 뒤집는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이 필요하다. 기억하고 이해하는 일은 각자 해오고, 만나서는 적용하고, 분석하고, 평가하고, 창조해야 한다. 오프라인 학습의 의미는 함께 프로젝트를 하고, 토론을 하고, 협력하는 과정에 있다. 대학은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충분히 모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자율 전공, 융합 전공 등 한국에서도 혁신적인 제도가 이미 만들어졌지만 정작 대학들은 활용을 못하고 있다. 또 융합을 위해 대학 간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특정 전공을 가르치는 교수를 한 대학에서 다 채용하기 어렵다. 그런 경우에는 여러 대학이 함께 전공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교육을 도입해서 시공간의 장벽을 허물고,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고령화되는 사회에 맞춰 성인학습의 기회 역시 확대해야 한다. 이런 장벽들을 허물고 파괴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현재의 대학은 존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위기감의 공유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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