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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ID-19와 한국의 미래’ 3차 토론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지난 7월 13일 펴낸 책 제목은 ‘COVID-19: The Great Reset’이었다. 이 표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지금 이 시대의 혁명성을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질문은 보건과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시스템, 삶의 철학 전반을 향하고 있다.
(재)여시재는 WHO가 팬데믹을 선언(3월 11일)하기 전인 지난 2월 말 ‘COVID-19 위원회’를 구성, 수십 차례의 내부 세미나를 진행해왔다. COVID-19가 바꿔놓을 세상을 전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여시재는 논의의 폭을 넓히고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세 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7월 13일 ‘디지털 전환과 혁신경제’를 주제로 한 1차 토론회, 7월 28일 ‘카오스의 국제질서와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한 2차 토론회에서 이어 8월 4일 ‘글로벌 보건의료레짐과 생명과학의 미래’를 주제로 한 3차 토론회를 열었다.
권성훈 국회 입법조사관과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 단장(연세대 교수)가 발제를, 윤상선 연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대표, 이동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시대전환 소속 조정훈 의원이 좌장을 맡았고, 김하중 국회입법조사처장이 개회사를, 김도연 여시재 이사(전 포스텍 총장)가 환영사를 했다.
이 토론회는 국회 입법조사처, 매일경제신문,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미래통합당 최형두 의원 등 여러 의원들도 참석했다.
<여시재 ‘포스트 COVID-19 위원회’> |
다음은 3차 토론회 주요 내용이다
<발제 1>국가 R&D제도 혁신 방안 / 권성훈 국회 입법조사관
“국가 R&D...돈은 충분, 협력 없는 게 문제”
최근 우리는 국가적 위기를 연이어 겪고 있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위기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그리고 COVID-19라는 형태로 다가왔다. 국가적 위기 상태에서 과학기술이 보다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리 연구 개발 예산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연평균 5%가량으로 약 1조 원씩 증가시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연평균 10%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은 24조 원, 내년 예산은 26조 원 이상이 될 것 같다.
“우리 과학 수준, 경쟁력 있다”
우리 과학기술 혁신 역량은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높다.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 유러피안 커미션이 매년 발표하는 혁신 성과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8년 연속 1위였다. 과거 대비 혁신지수 증가량에서도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물론 이보다 순위가 낮게 랭크되는 지수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종합적으로 고려하더라도 우리나라 과학기술 혁신 역량 순위는 세계 5위, 낮게 잡아도 세계 7위는 된다.
그렇다면 내부 진단은 어떤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R&D 예산 규모에 대해서는 당연히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조정·배분하는 시스템과 정부 부처 간·공공기관 간 협력에 대해서는 상당히 취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종합하면 우리 과학기술은 지금도 잘하고 있으나 국가적 기대에 부흥해서 더욱 잘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R&D 성과는 즉각 나오는 게 아니다”
R&D는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즉각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성과가 나온다 해도 그 중에서 어떤 기술이 얼마만큼 기여하는지 판정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 연구개발 성과는 그 자체가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에 체화되어 사회에 나가고 산업에 적용된다. 그리고 애초에 목적했던 바 외에도 다른 제품, 다른 서비스에도 기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연구 개발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는 연구 인력의 지식을 축적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특수성으로 인해서 국민이 체감하는 기여도가 실제 기여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이게 문제다. 당장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판단도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다른 조직의 의사 결정에서 과학기술이 후 순위로 밀리는 결과가 종종 나타난다. 즉 과학기술 분야는 그 특수성으로 인하여 통상적 수준의 예산과 권한만을 부여할 경우에는 애초에 설계한 의도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과학기술 종합 컨트롤타워 설치해야”
수십 개 부처 및 관련 기관들이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그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 과기부 내 과학기술혁신본부다. 이 과학기술 종합 조정 조직은 2004년에 최초로 구축되었다. 그 후 많은 시도와 변화가 있었다. 대통령 소속 실이나 총리 소속 부처로 갈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이 종합 조정을 한다. 일본도 내각부 특별기관으로 이미 유사조직이 있었지만 과학기술 혁신추진사무국을 설립하는 내용으로 법률을 최근 개정했다. 내년 4월 시행된다.
“4개 과학기술원 협업 모색해야”
우리나라에는 4개의 과학기술원이 있다. 그리고 그 과학기술원 각각에 대해서 설립 법률이 따로 있다. 과학기술원의 기능은 사실상 유사하기 때문에 설립법 내용도 유사하다. 국가적 위기가 닥치면 과학기술원 간 협력의 필요성도 더욱 높아진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설립법 통합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개발 제도와 관련해서 당장 해야 할 일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첫 번째는 국가적 위기로 인해 위축된 기업의 연구개발 지원이다. 정부는 기업에 지원한 연구개발비의 일부(대기업 40%, 중소기업 10%)를 ‘정부기술납부료’라는 이름으로 환수한다. 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그냥 가더라도 이 돈을 종합 관리해서 연구개발로 다시 들어가도록 해줘야 한다. 두 번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연구개발 환경 조성이고, 세 번째는 과학기술 혁신 역량의 축적을 촉진하는 체계다. 특히 세 번째와 관련해서 정부 예산이 미래를 위한 축적보다는 당장의 활용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다. 개선할 필요가 있다.
<발제 2> 글로벌 보건의료 거버넌스 /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
“‘메르스 2’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백신은 공중 보건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작고 좋은 백신이 개발되어 질병이 사라지면 백신 개발사가 어려워진다는 어려움이 있다. 임상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전 세계적으로 4~5개 회사가 전체 백신 마켓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게 그래서다.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효능과 함께 안전성이다.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 치료제가 환자에 대해서 사용하는 것이라면 백신은 건강한 사람들한테 사용하기 때문이다. 만약 100만 명이 접종을 받아 한 명이라도 그 백신으로 인해 사망한다면 뉴스에 나오게 된다. 백신 회사들 중 이와 같은 법적인 마이너리티 이슈 때문에 망한 경우가 많다. 또 지금 코로나 백신 시장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전혀 모른다. 우리는 바이러스가 빨리 사라지기를 원하지만 회사 입장으로서는 시장 유지가 되는 것이 좋다는 딜레마가 있다.
보통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낮아지면 전염력이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그것을 그대로 적용해 본다면 5년 전 메르스가 변종이 생겨서 ‘메르스-COVID-2’가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현재의 ‘사스-COVID-2’의 변종이 또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한다.
“1, 2년 후 백신 나왔을 때
큰 논란 벌어질 가능성 있어”
이번 코로나 백신의 경우 안정성, 효능 외에 신속성이 중요하다. 감염 확산 속도보다 백신을 개발해서 접종하는 속도가 더 빨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에 개발에 필요한 10년, 15년이 아니라 1, 2년 이내에 해야 한다. 그래서 백신의 패러다임 시프트다.
식약처는 안전성과 효능을 모두 다 평가하지만 안전한 것을 우선한다. 그것이 개발 기간이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안전한 것이 DNA 백신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DNA 백신이 전 세계에서 나온 지 27년 됐지만 아직 산업화된 백신이 하나도 없다. 효능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현재 안전한 플랫폼으로 DNA 백신이 앞서 나가고 있지만 앞으로 1년 후 임상 결과 나올 때 큰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진 또 다른 안전성 문제가 있다. 백신을 맞았는데 감염이 증가되는 현상이 있을 수 있다. 사스 코로나 때 그랬다. 그 당시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면 지금 좀 더 신속하게 개발이 됐을 뻔했다. 그러나 모두 잊어버리면서 이 중요한 이슈를 과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넘어왔다. 앞으로 1년 후, 2년 후 백신이 나왔을 때 이런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백신 라이브러리’ 미리 구축하자”
WHO가 2~3년 전에 향후 10년, 20년 동안 전 세계를 강타할 수 있는 질병에 대비해 ‘ Blueprint list of priority diseases’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 중에 ‘Disease X’라는 것도 있다.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올지 모르기 이 표현을 썼는데, 이 Disease X 중에 가장 예민한 것 중 하나는 ‘메르스-COVID-2’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여기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다. 앞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신종 백신 후보에 대해 ‘백신 라이브러리’ 같은 것을 미리미리 구축해가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범용(汎用) 백신’ 얘기를 하고 싶다. 매년 변종이 일어날 때마다 별도의 백신을 만들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백신으로 모든 바이러스를 잡자’는 개념이다. 올겨울 인플루엔자가 올 텐데 코로나와 인플루엔자를 같이 타도할 수 있는 범용 백신, 아니면 또 다른 Disease X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백신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쩌면 10년, 20년 후 우리 백신 개발 역량에 하나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올 수도 있다.
우리 정부 미래전략에 범용 백신이 포함되어 있다. 굉장히 잘 가고 있다고 보인다. 그런 것들이 성공해야 K-방역이 K-바이오로 갈 수 있을 것이다.
<토론 1> 윤상선 연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UN, WHO 강화해야 한다는
4년 전 제안 전혀 이뤄지지 않아”
전 세계의 감염 확진자 수가 줄어들 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3월 11일 WHO가 팬데믹을 선언하는데 바이러스는 보란 듯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퍼져나갔다. WHO는 초기 단계에서 사람 사이 전파는 없다는 치명적 트윗을 했다. 또 WHO에서 많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그야말로 권장사항이지 강제사항이 아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좀 잠잠해지고 난 이후 2016년도에 발표된 논문이 있다. 전 세계에서 별도로 독립된 4개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UN이 중심이 되고 WHO 기능 강화를 요구하는 개선안들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를 맞았다.
우리나라는 매우 성공적으로 방역을 했다. 우리나라 방역에 대한 미국 CDC 논문을 보면 소위 말하는 ‘접촉 추적’이라는 방식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작동했는지 나타난다. 지난주에 여시재와 일본의 안전보장외교정책연구회 공동 주관으로 ‘COVID-19 대응과 포스트 COVID-19 과제’라고 하는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일본 교토대학 세키야마 다카시 교수는 ‘접촉 추적’ 방식을 택한 국가들이 적극적인 봉쇄 및 이동제한을 택한 국가들에 비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구체적, 수학적 방정식을 동원해 결론을 도출했다.
백신과 치료제는 이윤 추구를 위한 프라이빗 섹터 주도로 개발이 되고 있지만 개발된 이후 전 세계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어떤 국제적인 공조 시스템이 가동돼야 할 필요가 있다. WHO 기능이 다소 실망적인 부분이 있어서 관리 지원 체계보다는 앞으로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과 같은 연구 지원 체계에 대한 효율적인 Governence 시스템이 더 유용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토론 2>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대표
“코로나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회사는 실제로 하루에 많을 때는 2000 명 정도의 환자 데이터를 검사해 확진자를 판별한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겠다.
COVID-19라고 했던 이유가 있다. 올해 COVID-20이 나온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7월 17일 기준으로 전 세계 확진자가 1365만 명이었다. 전 인류의 30% 정도가 감염이 되어야 멈춘다고 본다. 코로나는 상당히 영리한 바이러스다. 결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사라지지 않고 인류와 같이 살아갈 것이다. 내 몸속, 인류와 바이러스가 같이 융합이 되어서 살아가게 될 바이러스라고 보면 된다.
사람들을 보는 습관, 취미 전부 다 바뀌게 될 것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북극 빙하가 녹고 있는데 빙하 속에 묻어 있던 바이러스들이 다시 살아나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진단, 방역, 치료 이런 쪽이 글로벌하게 가장 큰 사업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준비해야 될 것은 이런 변화에 따라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서 전 세계를 주도하는 것이다.
“백신 치료제 개발? 말처럼 쉽지 않다”
COVID-19는 치사율이 굉장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COVID-20이 나왔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즉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백신, 치료제 개발? 말만큼 쉽지 않다.
각국의 의료 시스템은 다 다르다. 유럽은 공공의료 비중이 상당히 높다. 40% 정도. 한국은 10% 미만이다. 중요한 것은 공공의료 그 자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의사나 병원 시스템이 붕괴되지 않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느냐다. 예를 들어서 한국은 공공 의료의 비중이 낮아 민간병원들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100명씩 환자를 본다. 미국이나 유럽은 10명, 많으면 20명을 본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붕괴되는 건 하루에 10명, 20명의 환자를 보다가 갑자기 50명, 100명이 오니까 다 도망쳐 버린 것 때문이다. 팬데믹이 왔을 때 의료진이라든가 병원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현장에서 보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고 가정할 때 조기 진단과 사회적 격리다. 결론적으로는 감염 확산에 대비해서 신속한 대응체계가 가장 중요하고 전 세계적으로 감염, 의료 기관 정보들을 통합 정보,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대면, 생활 방역으로 갈 수밖에 없다.
중국은 디지털 기술을 가지고 전체주의 모델로 방역에 성공했다. 한국은 국경도 폐쇄하지 않고 정상적인 시장을 가동하지 않고, 개인들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디지털 민주공화국의 모델로서 방역에 성공한 케이스다. 대한민국이 이걸 잘만 하면 글로벌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진단기술, 의료기술, 시장개방성, 민주주의를 가지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 새로운 글로벌 리더십을 갖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토론 3> 이동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환경 얘기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다”
생명공학이 막 뜨던 2000년대 초 화두는 Cancer, 암이었다. 몇 년 후에는 대사질환으로 바뀌었다. 동시에 한국에서는 바이오 에너지와 줄기세포가 크게 부각이 됐다. 지금은 팬데믹에 관심이 높다. 그때 마다 R&D 정책 방향이 굉장히 심하게 바뀐다.
한 발짝 뒤로 가서 보고 싶다. 왜 팬데믹이 왔느냐다. 환경 이야기가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다. 도대체 세계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왜 발생하고 있느냐, 생태계 보전이란 관점에서 어떻게 스탠스를 잡아야 하느냐 굉장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100년간 너무 인간 중심으로만 활동을 해왔다는 건 분명하다. 인간의 삶은 풍족해졌을지 모르지만 자연 환경은 굉장히 황폐해졌다. 팬데믹이 오고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다보니 대기 질이 좋아졌다.
“지구에 사는 생물의 종이 줄어들고 있다”
이게 무슨 얘기냐? 다 아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지적하고 싶다. 지금 인류가 멸종할지 모른다는 징조가 실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현재 지구 생태계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의 종류가 줄고 있다. 생태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사람도 인구는 늘고 살만한 땅은 줄어드니까 몰리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내에서 수도권 집중화, 지방 균형발전을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 전체 지구 땅덩어리로 보면 인구 전체가 점점 모여 가는 거다. 2050년쯤 우리 후손 세대를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심각하다. 그래도 고민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30년 전 이미
바이오 이코노미 준비”
그래서 생명과학 R&D 발전 방향을 얘기할 때 철학을 세워 두고, 방향성을 만들어 놓고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서방 선진국들은 30년 전부터 ‘바이오 이코노미’ 준비를 해왔다. 화학 공업 중심에서 바이오 중심으로 전환했다.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그래서 팬데믹이 일어났다고 우리 R&D가 거기로만 몰려가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인류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R&D 방향을 잡아야 한다.
미국 메릴랜드주에 생명체 DNA 해독할 수 있는 기관이 있다.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라는 곳이다. 1990년대에 휴먼게놈프로젝트(HGP)가 기획되어 돌아갔다. 30년 전에 왜 생명체 유전체 DNA를 읽으려고 정부가 노력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때 뭐 했나? 이 센터는 시퀀스 기술이 드라마틱하게 발전하면서 여러 난제를 극복해가고 있다. 그다음 오바마 정부에서는 휴먼게놈프로젝트(HGP)가 완료된 이후, 휴먼마이크로바이옴프로젝트(HMP)를 시작했다. 인간과 공존하고 있는 생명체, 장내 미생물 및 바이러스에 관심을 가져야 인류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고 보고 정부가 주도한 것이다. 이것도 이미 20년 전에 기획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도 국가에 제대로 된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가 없다. 시간이 많지 않다.
2025년이면 AI가 인간 지능을 뛰어 넘는 변곡점이다. 이것이 적용될 중요한 분야가 헬스케어와 교육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위험에 대한 예방이 핵심 포인트인데 과연 지금 대한민국에서 얼마만큼 가능한 일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와 한국의 미래 제3차 국회 토론회 - 글로벌 보건의료레짐과 생명과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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