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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협력과 평화를 위해 한·미·중·러·일 5개국의 정치·경제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댄 ‘2017여시재포럼’이 2박 3일간의 일정을 갈무리하고 성료했다. 개막 두번째 날 숨가쁘게 진행된 총 5개의 세션에 이어 행사 마지막 날인 27일(월)에도 ‘동북아 질서와 금융의 역할’ 및 ‘글로벌 거버넌스와 동북아 질서’ 세션에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이번 ‘2017여시재포럼’은 규모와 내용 모두에서 눈에 띌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한·미·중·러·일 등 5개국에서 70여 명의 정치·경제 지도자들과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미래에 관해 생각과 의견을 나누었다.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여시재는 동북아 나아가 세계가 연결되는 길과 협력의 구체적인 방안들을 모색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미주, 중동 지역 모두 지도자 회의가 있는데 동북아에만 없다”며 상시적인 만남과 교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도시와 에너지 협력 양 날개로 펼치는 나비프로젝트
이광재 여시재 원장은 포럼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그랜드 오프닝’ 의 기조 발표인 ‘나비 프로젝트의 의의와 확산’을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 북극항로의 연결로 아시아와 유라시아의 나비의 왼쪽 날개를. 그리고 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연결로 오른쪽 날개의 길이 완성될 때, 나비의 몸통에 위치한 동북아에 번영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하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협력방안으로 도시간 협력과 에너지 협력을 제안하였다.
이어진 세부 세션들에서 도시와 에너지 협력의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되었다.
첫번째로 진행된 ‘2017 도시연합시대의 가능성: 국가 간 한계를 넘어서는 도시 간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무엇이 요구되는가’ 세션에서 사회를 맡은 이연호 연세대 교수는 동북아 지역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자로서 ‘도시’에 주목하면서 “도시가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항만 도시간의 복합 운송 협력 체제 추진을 위한 도시간 협력을 제안하였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내년부터 잇달아 열리는 평창-도쿄-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 로드’를 지정해 이를 바탕으로 각국이 낙후된 지역을 개발시키는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도시간 협력을 위해 현실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유시장은 현 상황을 글로벌 시대인 동시에 지방화 시대라고 진단하면서, “제대로 된 도시간 협력을 위해서는 중앙 정치권이 지방을 이해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진행된 두번째 세션 “동북아 에너지협력의 미래”에서는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미와 시게키 소프트뱅크 그룹 CEO 프로젝트 실장, 핫타 타츠오 아시아성장연구소 소장, 알렉세이 마스테파노프 러시아과학원 산하 석유-천연가스문제연구소 부소장, 원영진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 본부장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핫타 타츠오 아시아성장연구소 소장은 아시아 슈퍼그리드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첫째, 저가의 전력 수입에 따른 한 국가의 발전 회사 도태 문제, 둘째, 전력 그리드가 결과적으로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문제, 셋째, 그리드를 위한 재원 마련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함을 지적하였다.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아시아 슈퍼그리드의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 차원의 협력과 민간차원의 합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협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마스테파노프는 “미래의 에너지 소비 구조는 미래의 경제적 특성에 의해 좌우될 터이기 때문에 에너지 수요 에너지원 구조, 에너지 믹스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요구된다”면서 “한·중·일이 관심을 가지는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 믹스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인데,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불확정성 문제와 저장기술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정착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협력’ 세션에서는 북핵위기 등으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동북아 정세와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제시되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교섭본부장은 최근 성장하고 있는 북한의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경제 제재만으로 북한의 핵포기와 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우발적인 군사 충돌의 가능성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조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고하였다.
이에 대해 김영준 교수는 기존의 북핵 문제 과정에서 중국의 능력이 과대평가 되어 있는 반면, 북한의 생존 능력이 과소 평가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북핵 해결 방안으로 북한의 베트남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양자 간 협약은 언제든 파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자간 협약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협 의원은 제재와 대화의 병행전략은 한미 정부간의 합의사항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어느 정도의 제재가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팡밍 차하얼협회 회장은 한국과 중국 양국간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에 대한 근거로 첫째, 높은 경제 협력 의존도 둘째, 사회, 인문 분야의 관련성 및 관점의 유사성을 들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남북한 안보 공동체와 경제 공동체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며, 이는 다자간 안보협력체에 대한 논의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를 이끄는 젊은 리더십
‘다음 세대의 리더십’ 세션에서는 젊은 지도자들이 모여서 급변하는 사회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세대는 어떠한 리더십을 갖추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재영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기술 변화로 새롭게 변하고 있는 삶에 대한 적응 및 준비는 정치권이 고민해야하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동북아시아의 변화하는 경제, 안보, 민주주의 등의 문제를 미래 세대의 정치인들이 어떻게 서로 간에 소통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타이라 마사아키 중의원 의원은 미래 리더십은 혁신의 활성화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고 규제 개혁도 하고 국가 전략 특구라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통해서 빨리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후안강 칭화대국정연구원장은 중국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리더십이 강력한 리더, 강력한 정치체계, 목표사명의 리더십, 통일행동의 리더십이라고 규정했다.
야마구치 츠요시 일본 중의원 의원은 차세대 리더십은 불평등을 해결하고 이를 위한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들 간의 본질적인 소통과 이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타가미 케이로 일본 전 중의원은 금융위기의 파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동북아는 금융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한중일 삼국이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국제사회에 미칠 객관적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포럼 마지막 날인 27일에 진행된 ‘동북아 질서와 금융의 역할’ 세션에서 박선영 교수는 “기존의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중·일 가상화폐 거래소를 육성하고, 한·중·일 화폐의 공동 구제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하였다.
황더 중국은행 한국 대표 또한 “역내 지역협력에 기여할 금융 국제기구를 설립하고 발전시키자”고 의견을 같이 하였다. 마에다 타다시 일본국제협력은행 부총재는 “동북아 금융위기는 언제나 올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첫째, 글로벌 금융시대를 위한 다자 협력체 모색, 둘째, 인프라 금융체제의 견실화, 셋째, 장기적인 인프라 협력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이광재 여시재 원장은 “이번 포럼 준비를 위해 1400여 편의 관련 논문과 세계적인 세미나 및 포럼을 분석하고 연구했다”면서 “이번 포럼에서 논의되고 합의된 사안들을 더욱 다듬고 정교화하여 다음번에 만날 때에는 더욱 정교하고 대담한 동북아 협력과 평화 정착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장은 “각국의 경제자유구역을 시범 지구로 선정하여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안들을 실천해보고, 도출되는 성과를 동북아 도시 전역으로 확대해 가는 ‘도시연합’ 구상을 더욱 구체화해가겠다”면서 “이를 위해 우선 도시간 협력추진협의체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협력 부문에 대해서도 “이른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에너지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측되며,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서는 각축과 경쟁이 아닌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면서 “특히 석유에 기반한 기존 에너지회사들의 기득권 등을 넘어서기 위해 각국의 정치권이 에너지 협력에 대해 결단하고 노력해야 하며, 다자간 협의와 협력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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